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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헐크에게 ㄱㄱ당한 캡틴 4 2013.07.21

눈치가 아주 없지 않는 스티브는 토니가 자신에게 시들해졌다는걸 이미 알고 있었어. 그래서 처음 눈을 떴을때 자신의 곁에 토니가 있는게 의아했어. 그는 분명 스티브가 아닌 다른 이를 찾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을것 같았거든. 토르의 치료석 덕에 몸이 낫자마자 스티브는 토니에게 언제 헤어지자 말할거냐는 말을 해버렸어.


"난 이제 혼자서도 충분하네. 자네도 내게 얽메이지 말고 괜찮은 사람 찾아가게."


토니는 굳어있다 불같이 화를 냈어. 스티브는 조금 얼떨떨해졌어. 왜 화를내는거지? 틀린 말을 했다고는 생각치 않았거든. 발작을 하는거야 견딜수 있다고 치면 혼자서 충분히 살 만할것 같았거든. 토니가 자신에게 메어있을 이유가 전혀 없는거였어. 사랑이 식었다는데 어쩔거야. 자기가 붙잡는다고 붙잡을수 있는것도 아니고. 하지만 화를 내는 토니의 눈빛을 보자 실수했다는걸 알았지.


"내가 널 버렸으면 좋겠어?"

"....아니."

"그럼 다신 그런소리 하지마."

"하지만.. 자네는 내가 지겹다고 하지 않았나."

"..미안해. 술 먹고 한 소리야. 잊어줘."

"하워드는 취중에 내뱉는 소리가 진심이라고 했네."

"지금 그 빌어먹을 아버지 얘기로 내 속을 긁어야겠어? 미안해. 사과할게. 그러니 그런 소리 하지마."


토니가 자신에게 뱉는 말투는 퉁명스러웠지만 솔직히 기뻤어. 그가 곁에 남아준다 말하니 조금 전까지 혼자여도 괜찮을거란 생각이 물밀듯 사라졌어. 결국에 스티브 로저스란 인간은 토니 스타크가 없으면 안되는거였어. 

하지만 스티브와는 별개로 토니는 조금전의 대화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 언제 그런 말을 했을까. 조심한다고 했는데 방정맞은 주둥이는 그새를 몾참고 스티브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했던거야. 좋게 끝내고 싶었던 마음은 스티브가 바닥에 처참하게 널부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을 봤을때 멀리 사라졌어. 다시금 끝내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올때마다 눈을 감고 있는 스티브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어. 너무 어려. 어떻게 이걸 깨닫지 못했는지 모를정도로 너무 어렸어. 이 어린애의 인생이 망가졌는데 그 앞에 대고 끝내자는 말을 하려 하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였지. 


눈 앞의 스티브는 반년만에 처음으로 웃었어. 기쁘다는 그 웃음이 너무 예뻐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입술에 짧게 키스를 했어. 아직 진한 스킨쉽을 두려워하기에 버드키스로 만족해야만 했지만 스티브는 그 짧은 키스마저도 만족해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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