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토마토를 씻으러 주방으로 가면서 스티브는 자신의 몸에 문제가 있다는걸 깨달음. 일년 가까이 되는 시간이 지나 몸도 많이 회복했는데 ㅅ욕이 전혀 생기지 않는게 이상한거지. ㅅ욕을 느끼는걸 두려워 해서 힛싸 때문에 발작이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음. 어째서일까. 불임이라는 꼬리표가 붙자마자 사라져버린 ㅅ욕과 힛싸는 나중에 모든걸 극복하고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해코 해결되는 종류가 아님. 토니가 스티브에게 말하지 않은게 하나 있었어. 아마 평생가도 말을 못할거같은데 스티브는 사고를 당한 그날 자궁을 들어냈어. 너무 훼손이 심했고 이대로 상한 장기를 달고있으면 몸에 더 좋지 않다는게 이유였지. 스티브는 단순히 힛싸가 오지 않는게 몸이 좋지 않기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은 그게 아니었던거. 토니는 모든 전말을 다 알고 있었고 ㅅㅔㄱ스도 아이도 다 필요없다고 했던 말은 진심이었던거야. 


붉은색의 토마토를 흐르는물에 씻어내며 한숨을 쉬었어. 아무것도 모르는 스티브는 토니가 왜 끊임없이 청혼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지. 그는 좋은 사람이니까 좀 더 나은 사람과 살길 바랬는데 토니는 그게 싫은가봐. 전날 저녁. 토니는 자꾸 밀어내기만 하는 스티브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밖으로 나가버렸어. 만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 토니는 소식이 없었고 항상 재잘대던 자비스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음. 차라리 잘된 걸지도 몰라. 이대로 짐을 싸서 나가버리면 그만이야. 그러면 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어. 여기서 정말 나가버리면 둘의 관계는 심하게 일그러지고 말거야. 그게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질 못하고 있어. 토니에게 버림받고싶지 않았어. 아직 개구리같은 초록색의 움직이는것만 봐도 질겁을 하며 주저앉는 자신을 토니가 보호해주길 바랬어. 슈퍼솔져 주제에 이런일 한번 당했다고 마음이 약해져서 질질 짜고 누가 자길 보호해주길 원한다니. 스티브는 스스로 캡틴아메리카의 명예를 실추시켰지. 최악의 히어로야. 이대로 죽어버릴까. 스티브는 씻다 만 토마토를 쥐고 타워의 옥상으로 갔어. 겨울이 다가와 바람은 차고 날카로웠지만 스티브는 그다지 춥다 느끼지 않았어. 세럼의 효과가 완벽하게 돌아오고 있는것 같음. 발코니를 지나 한발한발 걸음을 옮겨 난간 끝에 다다랐어. 스타크 타워는 정말 높았어. 전쟁을 겪으며 숱하게 전투기에서 뛰어내렸지만 전투기가 아닌 그냥 건물에서 이런 높이를 느껴보기는 처음이었어.


토니는 스타크가 소유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어. 집에 들어가고 싶지가 않아 무작정 룸에 들어갔는데 잠을 자려 해도 잠이 오지 않았지. 마음이 복잡했어. 만약 다른이가 스티브와 만났는데 그가 임신하지 못하는걸 알게된다면. 임신하지 못하는 오메가는 천대받아. 토니는 도저히 그런 꼴을 볼 수 없어서 스티브를 제 소유 오메가로 만들려고 했던거야. 스티브의 마음이 어떤지는 알지만 토니는 밀어붙이고 있는건데 고집이 세도 너무 세서 조금 지쳐버렸어. 날을 꼴딱 새고 회사에 들렀다 퇴근하려는 찰나 자비스로부터 스티브가 옥상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다는 보고를 받았어. 토니는 아이언맨 수트로 급하게 갈아입고 창문을 깨부수며 옥상으로 날아갔지. 아니나 다를까 스티브는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기대있었어. 토니를 발견한 스티브는 놀라 뒤로 물러섰고 토니는 바닥에 착지했음. 손에서 놓친 토마토가 바닥에 떨어져 터졌는데 꼭 피가 튄 것만 같았음. 토니는 순간 머리가 차게 식어가는걸 느꼈어.


"이리와."

"..."

"이리와."


스티브는 천천히 토니에게 다가왔어. 토니는 아머를 해제하자마자 스티브를 으스러질듯 끌어안았어.


"당신 대신 토마토가 죽었어."

"토니."

"내가 얼마나 개같이 고생하며 당신을 살려냈는데."

"뛰어내리려던거 아니었네."

"내게 이러지 마.."


스티브는 토니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으스러진 토마토를 바라봤어. 약간 물렁했는데. 따뜻한 손에 오래 쥐고 있어선지 더 물러져서 바닥에 닿자마자 보기좋게 터져버렸어. 바닥에 흥건한 토마토의 잔해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토니의 목덜미에 고개를 묻었어. 찬 공기가 그들 사이를 파고들었지만 토니는 스티브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지 한참을 그리 끌어안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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