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티브와 피터가 처음 만난건 어느 낡은 고아원이었어. 스타크 인더스트리가 후원하기로 한 고아원의 수를 늘리면서 스티브가 직접 후보지를 돌아보기로 한거지. 그중 가장 시설이 낙후되어있던 곳이었어. 이런곳에서 어떻게 아이들이 살 수 있을까 진심으로 걱정을 하고 있던 스티브의 눈에 피터가 띄었던거야. 피터는 친구가 없었는데 다른 아이들처럼 의기소침하게 구석에 웅크리고 있지 않았어. 어린아이답지 않게 똑똑한 피터는 언제나 제일 높은 곳으로 올라가 꼿꼿이 서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어. 처음 그 모습을 봤을때, 스티브는 숨이 막혀오는것 같은 통증이 가슴 가득 퍼지는걸 느꼈어. 아. 저 아이구나. 그날 내 뱃속의 그것과 함께 잃어버린 아이. 피터의 생일은 뱃속에 있던 아이보다 반년이나 빨랐지만, 그 아이가 다시 태어난거라고는 절대 단정할 수 없었지만 느낌이 있었어. 스티브는 토니에게 피터를 입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필사적으로 아이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했지만 피터는 거부했어.
"부모같은건 필요 없어요. 어차피 아저씨도 날 버릴거잖아!"
스티브는 그게 아니라며 끈질기게 피터에게 용서를 빌었어. 마치 정말 자기가 낳고 버린 냥 구는 까닭에 더더욱 거부감이 들어 밀어냈어. 밀어내면 밀어낼 수록 스티브는 더더욱 슬픈 눈으로 피터를 바라봤고 피터는 싫다고 빽빽 소리를 지르며 울었지. 그때 스티브는 이렇게 말했어.
"나는 벌을 받았단다. 나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벌로 내 아기를 영원히 데려가버렸어. 그런데 나는 네가.. 하늘이 벌로 데려가신 내 아이가 다시 내려온거라고 생각한단다. 절대 버리지 않을거야. 한번 놓친 널 어떻게 다시 버리겠니. 영원히 사랑해줄게."
그 말 때문인건지 피터는 결국 말리부 저택에서 팔을 벌리고 있는 스티브의 품에 안겼어.
2. 피터가 중학생이 됐을 무렵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어. 다들 우리 엄빠가 저런걸 한다니 징그러워! 하면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피터는 조용히 머릿속에서 해킹 공식을 세우고 있었어. 그날 집으로 돌아간 피터는 저녁도 먹지 않고 토니 몰래 자비스를 해킹해 모든 집 안의 CCTV를 자기 모니터에서 볼 수 있게 만들었지. 궁금한거야. 정말 자기 부모님도 그러는건지. 약간 똘기 가득한 호기심을에 도취되어 책상 위에 다리를 뻗고 밤이 오길 기다렸지. 하지만 한달이 가까워가도록 애써 해킹해놓은 CCTV는 부모님의 그냥 잠을 자는 모습만 비춰줄 뿐이었어. 의구심이 든 피터는 스티브에게 은근하게 물어본다는게 그만 돌직구로 나가버렸어.
"두 분은.. 그.. 그.. 밤 일 안해요?"
그리고 그때 지었던 스티브의 표정을, 피터는 평생 잊지 못할것만 같았어.
3. "피터가.. 우리더러 밤 일 안하냐고 묻더군."
"뭐? 자비스를 해킹한게 방 훔쳐보려고 그랬던거였단 말야? 거 참 대범한 놈일세."
"알고 있었나?"
"용도가 그런걸 줄은 꿈에도 몰랐지. 누군 안하고 싶어서 안.."
"...미안하네."
"아니 당신이 왜 사과를 해;; 아냐. 내가 말실수를.."
"아니.. 나때문에 자네만 고생하고 있지 않나."
"..."
"알고 있네. 자네가 왜 그러는지. 왜 내게 ㅅ욕이 일어나지 않는지."
"..스티브."
"결혼하고 나서 닥터 배너에게 물어봤었네. 어떻게 하면 불임을 이겨낼수 있을지를."
"스티브."
"배너가 내 앞에 무릎을 꿇고는 울면서 그러더군. 미안하다고. 그때 알았지. 나는 정말 쓸모가 없게 되었구나."
"스티브. 그만."
"내 뱃속은 텅 비어버렸구나."
"그만해."
"..."
"난 정말 당신만 있어도 충분 해. 다른건 아무것도 필요 없어."
"..미안하네."
"쉬. 아무 말 하지마. 울지마. 울면 힘들어."
"응.."
"착하다. 스티브.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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