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프렉, 오리지널 캐릭터
유산, ㄱ간, 폭력 주의


해변씬까지는 안가고. 찰스에릭쇼우로 에릭이 찰스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서로 마주쳤으면 좋겠다. 찰스는 에릭의 눈앞에서 쇼우에게 무참히 살해당하고 무력하게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던 에릭은 미친 듯이 울부짖음. 쇼우에게 잡혀 질질 끌려가면서도 찰스의 이름을 부르며 발버둥치지만 결국엔 납치당함. 쇼우는 두꺼운 유리로 만들어진 방에 에릭을 데려다 놓음. 찰스를 잃은 충격과 더 불어 눈앞에 쇼우가 있는데 능력도 못쓰지, 뱃속에 아이는 있지 상황이 복잡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에릭을 달래서 잘 키우는 듯 했음. 에릭은 무능한 자신을 탓하며 뱃속의 아기라도 지키기 위해 아무런 반항 없이 쇼우가 시키는대로 잘 따름.
어느날 쇼우가 보는 앞에서 밥을 먹는데 이상하게 헛구역질이 나와. 쇼우는 음식을 남기는걸 싫어해서 다 먹으려고 하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맛도 평소와는 좀 다른것 같음.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에릭을 보며 왜, 입맛이 없니 에릭? 하고 묻자 아니라고 도리질 치며 눈치를 봤음. 그런데 이상함. 쇼우는 에릭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보여줬을 때도 지은 적 없던 너무나도 환한 미소를 짓고 있음. 조심스럽게 수프를 다시 먹기 위해 숟갈을 드는 순간 배를 찢는 듯한 격통이 몸을 휘감음. 숨도 못 쉴 정도의 격통 속에서 느껴진 건 뱃속의 아기가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었음. 에릭은 아기가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애원이 뒤섞인 얼굴로 쇼우를 올려다봤음. 하지만 쇼우는 좀 전과 마찬가지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에릭을 내려다보고 있을 뿐. 에릭이 먹었던 밥에는 태아를 죽일수 있는+조기분만을 유도하는 약이 타 있었던 거임. 한참의 격통 끝에 양수가 터지고 아직 산달이 채 못된 태아가 주륵 흘러나옴. 아기는 짙은 갈색의 머리카락을, 찰스를 닮은 파란 눈을 하고 있음. 에릭은 한참동안 잔통에 숨을 몰아쉬다 천천히 몸을 비틀어 차가운 바닥에 꼼짝없이 누워있는 아기를 떨리는 손으로 주워들었음. 아기는 에릭을 한번 응시하며 몸을 꿈틀대곤 천천히 눈을 감았음. 태아는 솜이 터진 곰인형처럼 에릭의 품에서 늘어짐. 진이 빠져 하얘진 손끝으로 아기를 더듬어봄. 머리카락, 이마, 눈, 코.. 작은 손도 잡아보고, 막 태어나서인지 죽어서인지 모를 창백한 볼을 아프게 쓰다듬음. 울고 있다는 자각도 없었는데 아기 위로 눈물이 후두둑 떨어짐. 안돼. 아가야. 안돼. 늘어진 아기의 몸이 식지 않게 품에 껴안아 비벼보고, 움직여보라고 주물러보고, 목이 쉬어 터지도록 소리치고 울어봤지만 아기의 몸은 다시 움직이지 않음. 그 옆에서 조용히 미소 짓고 있던 쇼우가 에릭의 손에서 아기를 빼앗아 듬. 울어서 엉망이 된 에릭의 볼에 키스를 해주고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음. “이것 보렴 에릭. 거짓말을 하면 이렇게 벌을 받는 거란다. 먹기 싫으면 먹기 싫다고 말을 하지 그랬어.” 그 자리에서 아기를 빼앗아들어 일어섰음. 돌려달라며 소리 지르는 에릭을 뒤로 한 채 시체를 손에 들고 방에서 나옴. 
쇼우는 다시금 에릭의 분노를 이끌 요량이었음. 그러나 그의 앞에서 온갖 수치를 다 보여준 에릭은 몸도 마음도 엉망이 되어버려 하루 종일 울고만 있어. 하여 답답한 쇼우는 다시 에릭을 방문해서 울고있는 그의 앞에 작은 시험관을 하나 보여줌. “이게 보이니 에릭? 이건 찰스의 시체에서 유전자를 추출한 배양액이다. 이게 있으면 넌 다시 그의 아이를 가질수 있어.” 반사적으로 시험관에 손을 뻗는 에릭을 뒤로한 채 방에서 나옴.
아이도 잃고 배양액도 받지 못한 에릭은 울다 지쳐 잠드는 날이 많아짐. 그러다 꿈을 꾸게 됨. 그 언젠가 찰스가 이끌어준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임. 어두운 방 안에 켜있는 여러 개의 촛불 곁에서 엄마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쓰다듬어주고 있었음. 그리운 손길. 에릭은 마음이 따스하게 녹는 것을 느끼며 엄마의 손에 얼굴을 부볐어. 한참을 쓰다듬어주던 손을 멈춘 엄마는 에릭의 눈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함. 다 괜찮을거야.
그 말에 기시감을 느낄 새도 없이 커다란 총소리가 들리며 엄마가 바닥에 쓰러짐. 엄마아!! 엄마!! 엄마에게 다가가려고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지만 쓰러진 엄마는 곧 찰스로 바뀌어. 에릭은 경악으로 굳어버림. 목에 구멍이 뚫려 피를 왈칵 쏟아내면서 간신히 에릭에게 기어오는 찰스는 쇼우에게 당했던 모습 그대로임. 에릭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 하지만 쉭쉭대는 쉰소리만 나올 뿐이었음. 그리고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울음 섞인 목소리. 에릭.. 도망가. 그 말을 들으며 미처 숨을 한번 내쉬기도 전에 발밑으로 툭 하는 소리가 들림. 핏덩이에 쌓인, 찰스의 눈을 그대로 빼닮은 아주 작은 아이였음. 아이는 에릭을 보며 천천히 눈을 감았고 그 순간 발밑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눈을 뜸.
이 꿈을 서너번 반복한 이후로 에릭은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음. 진단결과 정신적인 문제로 판단이 됨. 에릭이 유산을 한 날 이후로 한동안 에릭에게 발길을 끊은 쇼우는 그가 말을 하지 못한다는 보고를 듣자마자 유리방으로 감. 에릭은 쇼우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앓는 소리를 내며 문가를 두드림. “뒤로 물러나거라 에릭. 이러면 내가 들어갈수가 없지.” 에릭은 바싹 얼어서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남. 방 안으로 들어간 쇼우는 에릭을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한번 훑음. “꼴이 말이 아니로구나, 나의 작은 에릭. 왜 말을 못하는지 내게 설명할수 있겠니? 혹시 이것때문에 그러는건가?” 배양액이 든 시험관을 주머니에서 꺼내자마자 에릭의 눈빛이 달라지며 시험관을 향해 잽싸게 손을 뻗음. 버릇이 없다고 혀를 차며 에릭을 제압하자 그는 쇼우의 밑에 깔려 마구 소리지르며 발버둥 침. 오 이런. 이렇게 떼를 쓰는 나쁜 아이는 혼이 나야지. 쇼우는 능력을 이용해 에릭을 이리저리 패대기침. 팔이 부러지고 찢어진 머리에서 피가 터지도록 내팽겨쳐지면서 에릭은 너무나도 서럽고 분통터짐. 쇼우에 의해 살인병기로 길러진 뮤턴트인데 능력도 쓰지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 모습에 자존심도 상함. 너무나도 죽이고 싶지만 능력을 쓰지 못하는 한, 아니 쓰더라도 도저히 그를 당할 수가 없음. 게다가 쇼우는 지금 자기가 너무도 원하는걸 갖고있음. 한참을 맞다 바닥에 널부러진 에릭은 아픈 몸을 질질 끌고서 배양액을 달라고 필사적으로 다리에 매달림. 그 모습을 너무나 흡족하게 보고있던 쇼우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주머니에서 시험관을 꺼내 에릭 앞에서 흔듬. 이걸 주면, 다시 말을 할수 있는건가? 그 말을 들은 에릭의 얼굴에 희망과 기쁨이 가득참. 그러나 기쁨도 잠시, 쨍그랑하고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림. 그 소리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라 시험관이 없는 쇼우의 빈손을 보고 있던 에릭은 몇번 눈을 껌뻑임. “NO, ERIK. 원하는 걸 얻으려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지. 겨우 이런 걸로 망가지다니. 너는 나에게 실망을 안겨줬기 때문에 네가 원하는 걸 들어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미 에릭의 눈은 쇼우를 보고 있지 않음. 쇼우는 어깨를 한번 으쓱 하고 방을 나감. 에릭은 쇼우가 서 있던 자리에 깨져있는 작은 시험관의 잔해, 그 안에서 흘러나와 바닥으로 퍼지는 액체만을 바라보고 있음. 부러진 팔을 뻗어 조심스럽게 그 액체를 만져봄. 미끈거리고 약간은 따뜻한 액체로 에릭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방울이 섞임. 그리고 아주 오래간만에. 뻣뻣한 혀를 움직여 입을 열고 한 음절을 힘겹게 내뱉음. 찰스, 라고.
이제 정말로 에릭은 삶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지. 다시한번 찰스의 아이라도 갖고 싶었던 바램은 무참히 깨어지고 말았고. 그래서 시름시름 앓기 시작함. 식사도 거부한 채 방안에 박혀서 아무것도 안하고 천장만 바라보며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었음. 이건 쇼우가 직접 행차해서 이래저래 설득을 해도 소용이 없음. 차라리 날 죽이고 싶다고 생각이라도 하라고. 네 어미와 네 사랑, 네 아이를 죽인 나이지 않느냐고 얘기를 해봐도 씨알도 안먹힘. 그저 모든 걸 놓아버렸어. 어릴때처럼 분노와 고통을 이용해 더더욱 위험한 뮤턴트가 될 줄 알았는데 이리 되어버리다니. 쇼우는 혀를 참. 그래도 능력이 아까워. 이런 파괴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뮤턴트도 몇 없는데 말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에릭은 바싹 말라만 가고 있었는데, 쇼우가 하나 생각을 함. 남은 배양액을 구실로 협박을 하기로. 실은 배양액은 좀 많이 있어. 그도 당연할 것이 에릭이 임신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 애초에 많이 확보해뒀던거임. 그날은 그저 놀려보고 싶어서 배양액중 하나를 가져가 깨뜨렸던 거고.
반항하는 에릭을 연구실로 끌고 들어가. 그리고 시험관들을 보여주지. 미안하다 에릭. 단지 널 놀리고 싶었던건데 내가 너무 과했었다. 아직 이만큼이나 있으니 안심해라. 그의 아이를 몇이나 낳을 수 있어. 넌 잃었던 가족을 다시 갖게 되는거야. 다만, 내 아이를 낳아준다는 전제하에. 이런말을 하게 되기까지는 에릭과 찰스의 아기가 죽었던 그날로 거슬러 올라감. 쇼우는 아기의 시체로 몇가지 연구를 했음. 두 강한 뮤턴트 사이의 아이니 말이야. 결과는 아주 좋았어. 강한 뮤턴트였지. 이 아이가 제대로 태어나 자랐다면 자신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강해졌을거야. 쇼우는 아주 흥분했음. 에릭과 자신 사이의 아이는 그럼 얼마나 강할까! 쇼우의 환한 미소앞에 에릭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여.
그 전에 쇼우는 에릭이 임신이 가능한 뮤턴트였다는걸 몰랐다는거지. 처음 만났을 땐 너무 어린애여서 성적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었던 데다가 남자를 안는 취미같은건 없었어. 그래서 건들지 않았는데 근 20여년만에 다시 만난 에릭은 어느 애송이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음. Gorgeous! Brilliant! 에릭 넌 언제나 나의 예상 밖이로구나. 재회의 첫마디는 감탄이었지. 그리고 지금. 다시금 미처 단어가 되지 못한 감탄들을 터뜨림. 자기 아래에 눌려 신음하고 있는 에릭은 gorgeous나 brilliant같은 단어로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지. 너무나도 잘 자란 자신의 피조물이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음. 쇼우는 쾌락에 들뜬 에릭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정상위만 고집했음. 그리고 이 모습을 본 사람이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는 것에 조금 불쾌감을 느꼈음. 찰스라고 했나? 그 파란눈의 애송이는 너를 어떻게 만족시켜줬지? 오르가즘의 여운에 몸을 떨고 있는 에릭은 그 소리를 못 들은 듯 했음. 그리고 얼마안가 에릭은 임신을 하게 됨. 기뻐하는 쇼우와 달리 에릭은 이 상황이 너무나도 싫었음. 쇼우의 아이라니. 자신의 뱃속에 아주 끔찍한 기생충이 자리잡고 있는것 같았음. 비록 자신의 피가 반이 섞였을지라도 나머지 반은 쇼우의 것이지 않음? 그래서 택한것이 몸이 원하는대로 밥을 먹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음. 아이에게 말을 거는 일도 없음(아직 말은 못하지만). 감정자체를 차단하고 마치 임신을 하지 않은냥 행동했음. 쇼우는 에릭의 배를 문질러 보면서 행복해 함. 그즈음 거처를 유리방에서 일반 방으로 옮기게 됨. 이제는 유리방에 가두지 않더라도 에릭이 도망갈 일이 없으니까.
에릭은 자신의 임신 증후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했음. 입덧을 하거나 현기증이 나는등의 증상이 일면 심하게 분노했음. 네까짓게 뭔데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거냐고 길길이 날뛰었음. 따지고 보면 저번 임신 때보다는 증상이 약한것이었지. 그때는 찰스가 진심으로 걱정을 해주며 보듬어주기도 했었는데. 웃기게도 찰스는 에릭과 같이 입덧까지 할 정도라 레이븐이 진저리를 치며 뭐하는 짓이냐고 핀잔하면 둘은 웃곤 했음. 하지만 쇼우는 그렇게 다정하지 않았고 에릭은 이 상황이 기쁘지 않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쇼우는 선물을 사올테니 기대하고 있으라며 농을 치다 곧 아자젤과 함께 러시아로 떠났음. 멍하게 앉아 창밖을 바라보던 에릭은 문득 태동을 느끼고 안색이 하얗게 질려갔음. 아직 사람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아기의 작은 몸부림일 뿐이었는데 에릭의 머릿속에는 그 몸부림의 파장이 점점 커져갔음.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살려고 발버둥치던 그 아기가 오버랩됨. 다시금 그 아이가 죽어가며 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만 같음. 밖에 있던 립타이드가 에릭의 비명소리를 듣고 바로 달려오지 않았더라면 공중에 떠있는 날카로운 페이퍼나이프가 에릭의 배를 찔렀을지도 모름. 능력을 써 나이프를 날려버리고 이게 무슨짓이냐며 다그치자 이번엔 우리 애좀 살려달라고 빌고있음. 제정신이 아닌것 같은 행동에 일단 들쳐안고 의무실로 가서 진정제를 놔주고 재움. 임산부에게 진정제를 놔도 되는지도 모르겠고 영 뒷맛이 씁쓸한 립타이드는 물끄러미 에릭을 바라보다 의무실을 나감.
그 후로 태아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듯 없는듯 자라게 됨. 배도 크게 부풀지 않지만 건강엔 이상이 없지. 아홉달 반을 채우고 에릭은 징글징글한 기생충을-에릭 입장에서-몸에서 내보내게 됨. 낳고나서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머릿속에서 존재 자체를 지워버림. 헬파이어클럽도 갓난아기는 돌보기 힘든 존재였고 그나마 쇼우만이 간간히 아기를 돌아봐. 아기를 낳고난 후에 에릭의 얼굴엔 생기가 돌아. 이제 쇼우가 다시금 찰스의 아이를 갖게 해줄 거라는 약속을 지켜줄 차례거든. 조급해하는 에릭을 다독여주며 말해.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된 몸으로 다시 임신을 하게 되면 몸을 망치는 길이라고. 두 달 정도 몸조리를 한 에릭을 찾아온 건 다음번 임신이 아닌 헬파이어 클럽의 이름을 건 테러활동이었음. 쇼우는 미국 정부청사가 프린팅된 사진을 가르킴. “이곳의 인간들을 제거해주면 난 정말 기쁠거란다 에릭. 이건 부탁이 아냐. 넌 그의 아이를 갖고 싶어 하지 않느냐?” 에릭이 인간을 싫어하는 건 자명할 수 없는 사실이지. 그러나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인간과 함께해야한다고 주장했던 찰스도 생각나. 내가 인간을 죽이게 되면 찰스가 얼마나 실망을 하게 될까. 거부하고 싶지만 거부할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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