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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헐크에게 ㄱㄱ당한 캡틴 2 2013.07.21

한가지 다행인건 눈을 뜨고 난 후 회복속도가 조금 빨라졌다는거. 심하게 진물이 나오던 밑이 이제 시트를 갈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호전이 되었다면 말 다 한거지. 토니는 과연 슈퍼솔저 세럼은 대단하다며 새삼 감탄 했어. 하지만 몸이 빨리 낫는다고 마음까지 빨리 낫는건 아니었음. 스티브는 눈을 뜬 첫날과는 다르게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발작했어. 멍하게 눈을 뜨고 있다가도 몸을 덜덜 떨며 울부짖을때면 곁에 있던 토니가 스티브의 몸을 꽉 끌어안고는 괜찮다며 속삭여줬어. 


"괜찮아. 스티브. 괜찮아. 여긴 안전해. 널 해칠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나마 토니의 목소리를 들으면 빠르게 정신을 차리곤 했는데 토니마저 없으면 경련이 올때까지 오들오들 떨기도 했어. 그렇게 일주일이 더 지났지만 제대로 된 사고를 하기까지는 아직 먼것만 같음. 토니는 아예 스티브의 병실 곁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일을 했어. 토니가 없으면 너무 불안해 해서 벽면을 투명한 유리로 개조를 했음. 토니에게도 스티브에게도 괜찮은 선택이었던거같애. 스티브에게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바로 튀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스티브의 몸이 나아가면서 하나 힘들어진건 슈퍼솔져의 힘이 감당이 되지 않는거였어. 토니는 엄연히 일반인이기 때문에 발작하는 스티브를 돌보기가 힘들었지. 토니는 점점 지쳐갔어.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심적으로도 힘들었지. 평생 그의 수발을 해야 한다는것도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어. 누가 너에게 그렇게 하라 한것도 아니고 스스로 결정한 일이었기 때문에 토니는 이를 악물었어. 


토니의 케어가 효과가 있던 것인지 한달즈음이 되었을때 서서히 발작이 줄어들었어. 흐렸던 푸른 눈동자가 점점 또렷해지며 시선을 맞췄을 때 토니는 진정한 기쁨이란게 무엇인지 깨달았어.


"스티브. 내가 보여? 날 알아보겠어?"

"토니.."


토니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웃었어. 스티브가 손을 들어 그 눈물을 닦아줬고 토니는 더더욱 울었어.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계속 붙들고 있길 잘했어. 토니는 제 어린 연인의, 아직 상처가 가시지 않은 얼굴을 보는게 너무 벅차 꼭 제가 큰 일을 당한냥 서럽게 울었어. 자세히 쳐다본 스티브의 얼굴이 너무 어렸기 때문에 안타까움까지 더해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내렸어. 그러고보니 아직 그의 몸 상태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는게 생각이 나버렸지. 너는 앞으로 평생동안 임신을 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오메가라는 말을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이제 겨우 스물 일곱해밖에-실제로는 90년이 넘었지만- 살지 못한 어린 스티브에게 남은 인생을 어떻게 견디라 해야할지 모르겠어. 토니는 도리어 스티브가 걱정을 할 정도로 계속해서 울고 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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