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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고려거란전쟁 2024. 6. 20. 20:44

특수부대원 황보유의vs용병 장연우

 

며칠 전 애인한테 강제 이별통보 들은 후 열받은 채로 임무를 뛰고 있었는데 재수없게 포로로 붙잡히고 만 유의. 눈이 가려진채로 끌려와서 바닥에 패대기쳐 졌는데, 어떤놈이 그 나라 말로 이놈 내가 담당하겠다며 또 끌고가네. 씩씩대며 끌려가다가 어디 구석진 곳에서 안대가 벗겨지는데 어라 며칠전 헤어진 애인이 눈앞에. 

 

-장연우?
-헤이. 오래간만이네.
-4일됐어. 뭐가 오래간만이야.
-그정도면 오래간만이지. 나 안 반가워?
-어. 드럽게 안반갑다.


유의의 말에 웃으면서 담배꽁초를 바닥에 뱉고 짧게 키스하는.


-어쩐지 시발 몸이 졸라 좋다 했더니 형 너 용병이었냐?

 

말 없이 웃으며 포박된걸 풀러주는 연우. 유의는 피식 웃으며 손목을 돌려보고.


-돈 많은 백수라더니 다 거짓말이었구나.
-응.
-근데 왜 헤어지자고 한거야?
-이번 임무에서 죽을까봐.
-지금 이게 죽을 짓이거든? 포로를 풀어줘?
-너랑은 상관없어.
-다 됐고 나랑 돌아가자 형.
-안돼. 너도 위험해져. 
-나 못믿어? 나 이래뵈도 대위야.
-알어 새꺄. 고작 대위단게 뭐 자랑이라고. 소령쯤은 달아야지.
-그건 아직..내 나이와 실력이
-됐네요. 


잠깐의 뜸을 들인 후 갑자기 유의를 무차별적으로 패기 시작하는 연우. 와 사귈때 싸웠으면 농담 안하고 정말 죽었겠는걸.

왜 패냐고 묻기엔 너무 맞아서 정신이 혼미해지는데, 대뜸 손에 몽둥이를 쥐어주더니 너 맞고 열받은 만큼 패주란다. 그래서 물었지 정말 후회 안하냐고. 안한다는 얼굴이 넘 말갛게 웃어서 불안한데, 그래도 패라는데 안 팰수는 없어서 그간의 불만을 다 담아 때리기 시작하는 유의.

 

-씨발 내가! 어? 형 양말좀 뒤집어서 넣으랬잖아! 물 먹고 바로 컵 닦고! 수건은 썼으면 새거 널어놓고! 젓가락은 설거지 하면! 바로 수저통에! 넣지! 말랬잖아!

-다했냐?
-아니!
-있는 힘껏 때리랬더니 애들 장난하고 있어. 


차마 연우를 죽을듯이 팰 수 없었던 유의는 기둥에 몽둥이를 잔뜩 내려쳐서 부러뜨리고 말았음. 그랬더니 연우가 이제 가래. 여기는 자기가 마무리 하겠다고. 유의는 당연 무슨소리냐 안가겠다 버티는데 밖에서 총소리가 들려오고. 


-이건 내 사업이야 유의야. 맡기고 가.


아련하게 하는 말에 유의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겨우 빠져나옴. 임무는 실패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보고를 하다가. 


-혹시 그 나라에 용병으로 간 한국인을 알고 계십니까?

-그 사람을 자네가 어떻게 아나?
-...? 저는 한국인 용병이 존재하는걸 아시냐는 뜻으로 질문 드린겁니다.
-알다마다. 우리가 보낸걸세.
-예?
-그 사람은 국책사업 위주로 맡는 용병단 중 한 명이야. 그 중 엘리트지. 헌데 자네가 어떻게 아나? 만났어?
-..예.
-그렇군. 이번 임무는 특히 위험해서 목숨을 보장 못하는 일이었네. 이런. 괜한 얘기를 했군. 여튼 나가보게. 다음부턴 실패가 없어야 할거야. 


한국으로 돌아온지는 일주일. 연우와 헤어진지는 10일. 헤어지기 직전인 거진 보름 전의 장연우를 떠올려봤음. 갑작스레 멍하게 있는 때가 많아서 걱정했었는데 이런 일이 있었구나.

 

병신 같은 장연우. 얼마나 속이 아팠을까.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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