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께서는 제 아버지의 그딴 청을 그리 덥썩 받을 정도로 어리석은 분 이셨습니까?

 

유의의 버럭에 연우는 깜짝 놀라 유의의 입을 덮고 말았음.


-예끼 이 사람! 다른 이들이 듣네!
-들으라 하십쇼. 당신이 양귀비 입니까? 요 며칠 행동이 수상하다 했더니..상공은 소관과 마음을 나누고 있었지 않습니까? 어찌 제 아버지의 청을 받아들인단 말입니까!

 

그 말에 연우는 곧 눈가가 빨개지고 숨을 색색 쉬는데. 그런 모습에 유의는 놀라 어깨를 감싸주려 손을 들어올리려다 멈칫하고 주먹을 쥔 채 다시 내려놓음.


-나라고.. 좋아서 받아들인 줄 아는가? 이게 다 누구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응?

 

곧 눈물을 쏟기 시작하자 유의는 연우를 데리고 사람이 적은 곳으로 가서 품에 안아 달래고.


-내, 내가.. 자네를.. 마음에 두고 있는게 마음에 안 드신걸세. 격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신게지. 그래서 나를.. 새 어미로 들여놓으면 자네 생각이 달라질거라고..

-아버지가 그런 말씀을 하셨단 말입니까??
-아니.. 내, 내가 역으로 제안했네. 
-미쳤습니까??!!
-안그러면! 자네를 영원히 못본다 하시니 어쩌란 말인가! 마침 작은..아이 원하시는거 같으니 낳아 드리고.. 하나 낳아드리고..
-상공. 상공.....


유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연우를 끌어안았음.

이 겁 많고 어리석은 연인. 말은 자기가 했다 하나 협박을 당했을 거다. 나이 많고 흠 있는 음인. 장자의 옆자리에 어울리지 않으니 꺼지라고. 

황보가 가주의 눈이 연우의 몸 위아래를 훑다 가슴께로 가 멈췄을때, 그만 움찔 떨고 말았음.


'어디, 그럼 내 옆으로 올텐가?'

그 후 손목을 끌어당기는 힘과 안겼던 품은 유의와 많이 닮아있었음. 당연하지. 그의 아버지니까. 하지만 귓가에서 색색거리는 숨소리는 유의가 좀 더 부드러웠기에 연우는 더욱 서러웠음. 

 

-자네랑 떨어지기 싫어. 이렇게라도 남고 싶은 날 이해해주게.


그날 이 후 황보유의는 제 아버지를 항해 날카로운 칼을 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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