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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헐크에게 ㄱㄱ당한 캡틴 7 2013.07.21

퓨리는 스티브에게 슬슬 쉴드로 돌아오라는 말을 꺼냈어. 토니에게 말했다가는 아이언맨이 쉴드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할지도 모르는 일이라 스티브에게 직접 얘기할 수 밖에 없었지. 스티브는 순순히 응했고 토니는 예상대로 거칠게 반대했어. 아직은 안된다며 바닥에 드러누워 나를 밟고 가라 했지만 스티브는 사뿐히 즈려밟고 쉴드로 향했..지는 못하고 토니를 조심스레 설득했어. 나는 이제 몸이 완전히 나았으니 괜찮을거라고 했지만 토니는 아예 히어로활동을 그만두라는 초강수를 내놓았지. 다치는 꼴을 못보겠다는게 이유였음. 스티브의 일은 토니에게도 깊은 충격을 줘서 스티브의 손가락에 핏방울이라도 맺히는 날은 자기가 도리어 얼굴이 새하얗게 질릴 정도였어. 그런데 쉴드 복귀라니.


"절대. 결코 안돼."

"하지만 나는 달리 할 일이 없네."

"할 일이 없어서 죽으러 나가겠다는거야?"

"자네도 아이언맨 수트를 입지 않나. 내가 자네를 말리지 않는 것 처럼 자네도 날 말려서는 안되는 걸세."


이 지긋지긋한 고집불통. 토니는 진심으로 넌덜머리가 나버려 소리를 지르고는 나가버렸어. 


막 복귀한 스티브에게 쉴드는 심한 임무는 시키지 않았어. 그저 아직은 스티브의 지휘능력과 전술 능력만을 취할 뿐이었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갖다준 서류를 보고 있었는데 곁에서 누가 알짱거리고 있었어. 그냥 구경하다 가겠지 싶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거슬려서 고개를 들어보니 토니였어. 굉장히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서 있는데 그 모습이 웃겨서 살풋 웃었어. 의자를 끌어 앉으라 손짓하자 한참을 더 못마땅하다는 듯 쳐다보다 못이긴 척 앉았지. 스티브는 토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고 그 상태로 서류를 계속 훑어봤어. 토니는 한숨을 쉬며 넘실거리는 짧은 금발을 매만졌어.


"이해해줘서 고맙네 토니."

"이해고 자시고.. 네 맘대로 정한 일이잖아. 네 뜻에 내 의견따위는 일언반구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그래도 고맙네."

"시끄러워. 만약에 또 당신 그따위로 다치면 안 돌봐줄거야."

"그래. 내 알아서 하겠네."

"그땐 죽어버릴 거거든. 내 시체가 보고싶지? 그럼 다쳐. 내가 못할거 같아?"

"조심하겠네. 그러니 그런 말은 하지 말게."

"흥."


토니는 계속해서 스티브에게 꿍얼거렸고 스티브는 그저 씁쓸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음. 토니의 이해를 원하는건 아니었어. 다시 캡틴으로 활동하게 되면 안 다칠 수가 없잖아. 다치는게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전투중의 부상은 히어로의 숙명이라고밖에 할수 없는 건데. 


"걱정 말게. 자네를 죽게 만들 일은 없을걸세."


스티브는 꽁해있는 토니의 목을 끌어당겨 입술에 키스를 했어. 토니는 조금 놀란 눈으로 스티브를 바라보다 다시금 부딪쳐 오는 그의 입술에 눈을 감고는 공격적으로 몰아붙였어. 오래간만의 격한 키스에 둘 다 숨을 헐떡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지. 스티브가 거부하지 않았어. 토니는 마음속에 그에 대한 사랑이 크게 퍼져가는걸 느끼며 스티브의 머리를 감싸안아 머리통에 입술을 묻었어. 머리를 만져주자 기분이 좋은지 나른한 한숨을 쉬며 스티브가 토니의 가슴팍에 머리를 묻었어. 극복해가고 있는 것일까. 좋은 신호이긴 하지만 만약 몸의 이상을 눈치 챈다면. 네 자궁이 완전히 망가져 들어낼 수 밖에 없었고 너는 쓸모없는 오메가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스티브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토니는 다시 한번 스티브의 머리에 입술을 오래도록 묻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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