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핑 버키

from Marvel 2014. 7. 14. 21:04

쓰다 말음..


버키가 냉동후유증으로 일정기간만 되면 한참을 잠들었다 깨어나게 되는데, 잠에서 깨어날때마다 스티브의 품에 있던 아기가 점점 자라는게 보고싶다. 처음 잠이 들었을때는 고작 이틀 삼일 정도였는데 점점 잠드는 시간이 길어져 열흘이 되고, 한달이 되고, 반년이 되고, 십년이 되고. 오랜시간을 잠들어있는 버키의 곁에 스티브는 언제나동안 지키고 있고.


 하루 일과가 잠들어있는 버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혹시나 욕창걸릴까봐 여기저기 몸 만져주고 하루 있었던 일 옆에서 떠들고. 처음 버키와 함께 살게 됐을땐 더 이상 외로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기쁨을 느꼈는데 버키가 자꾸 잠드니까. 초반엔 그저 얼굴을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좋았는데 그게 반년이나 되었을때 스티브는 비로소 외로움을 느낀거지. 무슨 말을 해도 반응이 없는 버키 곁에서, 마치 식물인간을 곁에 둔것마냥. 버키가 눈을 뜨면 지금이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를 알리고, 내 상태가 어땠는지를 알리고. 
너 머리 많이 길었으니 자르러 가자 벅./나 얼마나 잔거야?/반년? 아 아니다. 정확히 반년이 되려면 아직 닷새나 더 잤어야 됐는걸. 반년 다 안채웠어.. 스티브의 씁쓸한 눈빛을 읽은 버키는 약간 푸석해진-왜 푸석한지는 모르겠지만-금발을 헝크러뜨리며 피식 웃었음. 미안해. 머리를 자르러 가야되는데. 졸리네./벅. 안자면 안돼? 반년만에 눈을 떴다가 다시 감기 전 본 것은 스티브의 습한 눈이었고, 버키는 자고싶지 않다라며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조금 달싹이다가 이내 잠이 들어버림. 스티브는 그날로 토니에게 버키의 상태를 봐줄것을 부탁했지만 토니는 그저 어깨만 으쓱 할 뿐. 나는 그저 공학도일 뿐이라고. 닥터배너를 데려오기엔 시간이 걸릴테니 여기서 제일 만만한 오스본에게 말해보지 그래? 


임상병리에 관한 한 최고 지식을 갖고있는 오스본사였기 때문에 스티브는 서둘러 토니를 통해 해리 오스본에게 버키의 상태를 의뢰했고, 잠들어 있는 버키를 스캔했음. 딱히 다른 이상은 없습니다. 냉동상冷凍傷에 의한 후유증일 지도요. 스티브는 버키를 동태취급하는 해리의 말에 순간 기분이 나빴지만 따지고보면 그닥 다른것도 아니라서 한숨만 내쉬었음. 방법이 없겠는가 오스본?/뇌와 기타 장기들이 스스로 재생을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건 재생을 돕는 약물처리와 기타 방사성 치료 뿐이에요. 그리고 박사들의 말에 따르면 반스씨가 잠드는 이유는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자꾸 그 시간이 길어지는 것의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버키도 짝퉁이지만 슈퍼솔져 세럼을 맞았기 때문에 약물과 방사능치료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것이 분명했음. 약물은 좀 양을 많게 하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세럼이 짝퉁이란거고, 이 요상한 신체에 어느정도의 약물이 효엄이 있을지 아무런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닥달을 하면 그만이지만 스티브는 남을 닥달할 성격이 못되므로 그냥 버키를 업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거지. 


그리고 다음에 눈을 떴을때, 스티브의 품엔 작은 아기가 안겨있었음. 웬 애기야? 스티브는 희미한 버키의 눈빛을 보며 웃다가 아기를 들어 보여줬음. 예쁘지? 누군가 이 아기를 우리 집 앞 현관에 가져다놨어. 보육시설에 보내고 싶진 않아서.. 그냥 내가 데리고 있었어. 이 아이를 보면서 버키 너와 나, 우리 어릴때를 생각해봤어. 제대로 된 보호자도 없이 우리끼리 커야만 했던 그 외로움. 난 이 아이가 그렇게 크게놔두고 싶지 않아. 벜, 너도 동의하지?/네가 그렇다면..동의는 하겠다만 그래서 얘 이름은 뭔데? /아직 안 정했어. 버키 너와 얘기해보고 싶어서.. 데려온건 나지만 일단 너도 같이 살고 있고.. 비록 매일 잠만 자지만. 동거인의 의견은 물어야 하지 않겠어?/내가 안깨어났으면 평생 이름도 안지어줬겠다?/하하 그건 아냐. 후보는 있었어. /뭐였는데?/조셉. 내 아버지의 이름.. 그리고 제임스. 봐봐 버키. 이 아기 널 닮았어. 래서 제임스라고 지어보고 싶었어. 하지만 네가 동의하지 않으면 안할거야. 내가 반대 할 이유는 없어 친구. 동의를 해줬는데 문득 스티브의 눈이 매우 슬퍼지고 말았다. 왜 그런 눈이야? 이름이 맘에 안드는데 차마 말을 못하는건 아니겠지?/내가? 슬퍼보인다고? 아냐 그렇지 않아. 내가 슬플 이유는 없어. ..친구. 친구란 말에 유독 척을 지는듯한 모습이었지만 버키는 아직 그런것까지 깨닫기엔 머리가 몽롱했으므로. 팔에 꽂힌 여러 영양제의 양을 줄인 후 바늘을 뽑았고 바로 아무것도 넣지 않은 수프를 한그릇 비웠음. 스티브는 그 모습이 꽤 맘에 드는 모양이었고 버키는 흐뭇해하는 그를 보며 따라 웃었음. 그러고보니 애기 소개받느라고 아직 못물어봤네. 나 얼마나 잔거야?/ 응.. 1년. 1년 잤어. 지난번보다 반년을 더 잤어. 


그 시간동안 스티브는 홀로 버키를 지키면서 그의 수면시간을 줄일수 있을만한 것들을 찾아봤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음. 그리고 의식 저 깊이 묻어둔 윈터솔져로서의 기억이 각성이 돼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버키는, 딱딱하게 굳은 몸에 비명을 질렀고 놀라 달려온 스티브를 패대기쳤음. 몇대 맞고 난 후 스티브는 버키와 윈터솔져의 의식이 충돌해 혼란해 함과 동시에 흥분으로 부풀어 오른 버키의 앞을 보게 되었고 조심스레 바지를 벗겨 사정을 유도해 보았음. 그러나 버키는 스티브의 입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는지 안으로 들어갈수 있는곳을 원했고, 거칠게 바지를 찢고는 넣을만한 구멍을 찾아 급하게 찔러넣었음. 버키의 아직 제대로 이완되지 않은 근육들이 경련을 일으키며 통증을 느껴 종종 허릿짓을 멈췄는데 스티브는 제 뒤의 통증을 잊은것처럼 버키의 몸을 주물러주고 그가 수월히 박도록 몸을 움직였음. 괜찮아 벅. 내가 도와줄게. 아파하지마. 벅. 버키. my bucky. 버키는 욕망을 푼 즉시 나사가 빠진것처럼 축 늘어졌고 스티브는 뒷처리를 할 새도 없이 버키를 씻기고 다시 눕혔음. 그제야 스티브는 자신만의 고통으로 아파할 수 있었음. 그게 버키가 깨어나기 1년전, 다시 잠든지 사흘 후. 버키는 다시 긴 잠에 빠져들었고, 스티브는 몇달 후 자신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는것을 알아차렸음. 그 사실을 깨닫고 나자 또 버키가 갑작스레 달려들지는 않을까 잠시 걱정을 했지만 우려와 달리 그는 깨어나지 않았고 스티브는 무럭무럭 자라나는 배를 쓰다듬으며 버키의 곁에 앉아 있었음. 당시 슈퍼 솔져 임상실험 때 정부에서 억지로 달아줬던 기관이 이렇게 쓰여지게 될 줄은 몰랐던거지. 스티브 본인도. 버키. 이것봐. 나 아이를 가졌어. 징그럽지? 이 모든 사실을 알게되면 네가 무슨 반응을 보일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거야. 나 혼자 낳을거야. 아이가 무사히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알면 빼앗길지도 몰라. 그리고 나도 실험대 위로 올라가겠지. 버키. 아이를 낳을때까지 깨지 말아줘. 부탁이야.


그 부탁을 들어준 것인지 버키는 아이를 낳고 두달 후에 깨어났고 그의 바램대로 아기는 업둥이인 걸로 알게 되겠지. 지금처럼.
비록 네 아이는 아니지만.. 널 닮아서 이름을 제임스로 지어주고 싶었어./ 응. 그래. 난 괜찮아. 안녕 제임스? 아빠와 아들의 만족스러운 인사를 거친 후 버키는 약간의 근육재활()을 거쳐 스티브와 함께 밖으로 나갔음. 아이의 옷을 사주고 입양신청을 하고 공원을 걸었음. 스티브는 아까부터 공무원이 했던 말이 계속 귓가에 남았어. 이 아이를 입적하려면 서류가 필요한데 병원에 가서 질병여부와 예방접종을 다 했다는 그런 것들. 고민에 빠졌지. 아이가 스티브와 버키를 닮았으면 평범하지 않을테니까. 
"병원 예약을 해야지 스티브."
멍하게 앞만보고 걷던 스티브는 버키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음. 
"무슨 문제가 있어? 표정이 안좋아."
"아냐. 아냐 아무것도."
그리고 그때 스티브의 뇌리에 스친 사람은 토니 스타크. 이 사람이라면 우리 아이를 보호해 줄거라는 확신에 우선 혼자 방문을 해 보았음. "
얼음과자가 여긴 웬일이시지? 나 요새 하는 일 들 당신에게 거슬릴거 없었는데." 농으로 내뱉은 말에 적절한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돌아오는건 어두운 표정이었고 곧 토니는 진지해졌음.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고민에 토니는 당황했지만 아예 일어날 일이 아닌 것의 범주는 아니었음. 이 전에 퍼진 캡틴 로저스의 1940년대 실험 파일을 봤기 때문이었지. 그 후 즉시 자비스를 통해 전량 파기해버렸지만.
"아들이야 딸이야?"
"아들일세."
"이름은?"
"제임스"
"건강해?"
"응. 매우 건강하네."
"혼자 낳았어? 아무런 소문을 못들었는데."
스티브는 대답대신 입을 굳게 다물고 한번 고개를 끄덕, 아빠를 묻는 말엔 아예 고개조차 움직이지 않았음. 
"역시나 당신은 거짓말을 못해." 
10개월동안 칩거했던 캡틴이 함께 했던 사람이 누구겠어. 뻔하지. 
"슬리핑 뷰티께서 어느틈에 우리 캡틴을 낚아채가셨는지. 잠자는것만 아는줄 알았는데 다른것도 잘 아나보네."
토니의 농에 스티브는 그냥 피식 웃고 말았음. 그리고 이 이야기를 다른 어떤 이에게도, 심지어 버키에게도 얘기하지 말라는 부탁을 하고 스타크 타워를 빠져나갔지. 그리고 토니가 좌절하면 좋겠다. 시바 내가 먼저 낚아챘어야 되는데.. 글래머...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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