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오메르가 그를 처음 본 것은 13살이었을때. 동생인 에오윈을 끈적하게 쳐다보는 시리도록 파란 눈 앞에 꼿꼿이 서서 한 나라의 공주에게 무슨 눈빛이냐 무엄하다며 크게 꾸짖은적이 있었다. 칠흙같이 검은 머리카락에 어울리지 않는 새파란 눈은 어린 누이에게서 떠나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작은 왕자에게 머물렀다. 나는 본디 황금을 좋아하오. 황금같이 누런 들판을 좋아하고, 황금같이 노란 머릿결을 사랑하오. 그리하여 나도 모르게 시선을 두었소만 어리신 공주마마께 큰 실례가 되었군. 육중하게 느껴지는 저음의 목소리로 말을 하며 에오메르를 향해 소름돋는 미소를 지었다. 에오메르는 꼴에 왕자라며 지지않겠다는 듯이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고, 순간적이었지만 그의 동공이 세로로 쪼개지는것을 보았다. 자신에게 똑바로 대드는 인간을 처음 마주한 그는 끝이 갈라지기 시작한 혀를 조금 낼름거리며 훗날 다시 만나기를 원하노라 말을 했다.
에오메르는 서늘한 느낌의 그 남자를 기분나쁘다 여기고는 근 20년간을 잊고있었다. 지금 이 순간의 직전 까지는. 에오메르는 어마어마한 악력에 꼼짝없이 눌린 채 여염집 여자처럼 바르작거리는게 고작이었다. 아무리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을 쳤는데도 단련된 전사의 몸이 벗어날 수 없는 신체가 존재할 줄은 몰랐던것이다. 단단하고 차가운 그는 13살때 봤던 그때의 새파란 눈을 들어 미소지었다. 어찌하여 그대는 전혀 늙지 않았는가! 어찌 그리하냐 물으신다면. 답을 해 드리리다. 로한의 왕 에오메르. 나는 외로운 산에 살던 스마우그, 칸 누니엔 싱. 나는 황금을 좋아한다 하였소. 에레보르의 황금을 포기하는 대가로 그 금을 닮은것 하나를 가져야겠노라 했었지. 그게 바로 에오메르, 네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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