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널인지 넬인지
현장에서 임무 거부하고 숨은 센티널 연우랑 그런 연우를 잡으러 온 특수요원 황보.
-이번에는 이유가 뭐랍니까?
-항상 마찬가지지. 동기화 상대가 어린애 라는거야.
유의는 긴 총신을 한번 훑으며 센티널 전용 총알을 넣었음. 하나 둘 셋 넷.. 철컥 하며 장전 한 다음 얼굴에 총을 가까이 대고 조준경을 살폈음.
-그 사람한테 어린애 배당하지 말라 하지 않았습니까?
-상부 지시인데. 내가 무슨 힘이 있다 그래?
-어련 하시겠습니다.
유의는 이미 연우가 어디 숨어있는지 알고 있었음. 마찬가지로 유의도 능력자였지만 누구도 그의 능력을 알지 못했고, 다만 특수부대 에이스 저격수로서 활동할 뿐이었음.
-한시간 뒤에 돌아오겠습니다.
유의는 훌쩍 담을 넘어 부스러진 건물 잔해들 사이로 걸어갔음. 이윽고 무너질듯 무너지지 않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고개를 푹 숙인 채 머리를 감싸고 있는 성인 남성이 건물더미를 투과하여 보였음.
-장연우씨.
-...
-장연우씨? 저 황보유의 입니다.
황보란 이름을 듣자 연우는 슬며시 몸을 일으켜 더미에서 빠져나왔음. 얼굴은 이미 눈물과 먼지로 엉망이 되어 있었고 얼마나 울었는지 숨소리가 거칠었음. 하지만 유의에게로 다가가면 다시 기관으로 보내져서 정신교육을 받을테지.
-살려주세요..
-이리 오십시오.
-황보씨.. 나 진짜 하기 싫어요.. 내가 하면.. 그 어린 애 죽어요..
-어서요. 이리 오십시오.
-당신은 내 맘 이해 한다면서요? 한번만 봐주시면 안됩니까?
-안됩니다.
-이해 한다면서..
-이해 합니다만, 하지만 당신이 임무 중 이리 폭주를 하는 바람에 수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그 어린 애 하나 살리겠다고, 이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죽었습니다.
-흐윽..
-지금 제 발로 걸어오신다면 총을 쏘진 않겠습니다.
연우는 비틀거리다 한번 넘어지고는, 다시 힘들게 몸을 일으켜 유의의 품에 안겼음. 와중에 연우는 건물 틈새에 짓이겨져 있는 사람들의 시신을 보았고 안그래도 울어서 힘든 몸으로 또 한번 오열을 하는 바람에 쓰러지고 말았음. 유의는 늘어진 연우를 품에 안은 채 뒷통수를 쓰다듬어주고 볼에 입을 맞춤.
-잘 왔어요. 잘왔어 연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