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밤이 시원찮았던 것일까. 아님 더워서 숨도 안쉬어지는 열대야속에서 하지 말라고 소리치는거 입을 틀어막고 억지로 했기 때문인건가.
도원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창이는 아까부터 아무말 없이, 말 위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자기만 계속 쳐다보는 도원을 보며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내려와라. 말에서 내려와라. 발로차던 뺨을 때리던 무슨 행동이라도 보여줘!
한참을 긴장상태에 있던 창이의 눈에, 도원이 굳게 다문 입술을 떼는것이 보였다.
순간 놀랐기 때문에 나타난 무의식의 발현이랄까. 창이의 손이 버릇처럼 허리춤의 총을 꺼내들어 그대로 도원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야 말았다.
타앙-하고 기어이 총신을 떠난 총알은 도원의 모자를 약간 스치고 지나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창이는 자신의 무의식을 매우 질타하며,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자신의 온몸을 난타했다.
미친자식! 이라며.
입을 뗀 상태로 굳어있던 도원은 시큰둥하니 별다른 반응을 보여주지 않고 혀를 움직였다.
"박창이."
"..어?"
"너."
코트의 포켓쪽을 뒤적이던 도원은 수배서를 줄줄 꺼내 뒤지더니, 새로 생긴듯한 빳빳한 수배서를 한참을 바라보다 창이가 잘 볼 수 있도록 팔을 뻗었다.
"창이야."
"어.."
"너 현상금 올랐더라?"
도원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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