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죽은줄 알았던 박창이가 튀어나와서는 자신의 이마에 총구를 들이밀고 있는 이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볼을 꼬집어보고 싶었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죽인다는 협박의 말에 그저 눈만 꿈뻑이고 있을 뿐이었다.
부하가 있는것도 아니고 홀홀단신의 몸으로 이 기차를 점령하겠다는건지 어떤지 의도를 분명확히 알 길은 없었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기차안에서도 용케 균형을 잡고 서 있었다.
가늘게 뜨고 도원을 계속 쳐다보기만 하는 저 속을 알수 없는 눈빛.
도원은 한숨을 쉬며 재차 눈을 꿈뻑였다.
"야. 박창이."
울림좋게 퍼지는 도원의 목소리에 창이의 눈고리가 휘었다.
"너 뭔가 착각하는데 여기는 만주가 아니다. 귀신되더니 공간개념도 사라진거냐?"
"누구맘대로 멀쩡한 사람을 귀신 만들어?"
"여긴 조선.. 아니, 대한민국이다. 네가 마적단 이끌고 다니면서 맘대로 사람을 죽이고 다니던 만주가 아니란 말야. 여기선 사람 죽이면 사형이다. 아냐?"
"알아. 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미안하지만 난 널 죽이러 온게 아니거든."
삐이익-
기차는 덜컹거리며 부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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