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au

from 고려거란전쟁 2024. 7. 12. 22:04

저승사자 유의 보고싶다

-왜 안드십니까?
-아니이.. 자네 얼굴좀 더 보려구. 
-절 아십니까? 처음 본 사이에서 자네라니요.
-알다마다. 혹시 자네 얼굴 까먹을까봐 저번에도 이 차 안마셨네.
-차를 안 마실수가 있는겁니까?
-그러게. 저번에도 어떻게 하다보니 안 마셨네. 그러는 유의 자네는 어쩌다가 저승자가 되서 얼굴보기가 이리 힘든건가? 에잉
-.......죄송합니다. 
-죄송할게 뭐 있나. 어차피 둘다 죽은 마당에. 다음에는 이렇게 보지 말구우 우리.. 내세에서 보세. 같이 만나잔 말일세.
-저승사자는 그럴수 없습니다.
-왜?
-...모릅니다. 그게 규칙입니다.
-그렇구먼. 그래. 그럼 내 속상하니 이 차를 마셔버려야겠네. 
-안 드신다 하지 않았습니까?
-먹을 수밖에. 볼 수도 없는 이 내내 기다리는게 어디 쉬운가. (꿀꺽) 나 감세. 이제 자네 잊겠네.
-이, 이보시오! 
-이보시오가 아니라 장연우일세! 어? 내가 지금 얼마나 서운한줄 아는가? 자네 다시 보기까지 자그마치 200년 기다렸는데 한다는 소리가!

연우 속상함에 울고 유의는 쩔쩔매고. 결국 무슨 사이인지, 이름은 어찌 아는지 물어보지도 못했는데 그냥 올라가버려서 500년간 궁금해 한 채로 살다가 명부를 받는데. 


-장연우?


익숙한 이름.


-이 사람은 설마. 
-아는 사람이야?
-아, 옛날에 저더러 자기 모르냐고..헉
-뭐? 널 아는 사람이라고?
-훈 선배. 조용히 해주세요. 그 망자는 결국 차 마시고 갔어요.
-뭔소리야 진짜?


결국 이해를 못한 김훈은 조용히 사라지고 유의는 연우를 데리러 감. 


-장연우. 나이 48세. 병신년 무술월 기사일. 17시 41분 사망. 사인 칼에 찔려 사망. 본인 맞으시죠?
-..에? 나 죽었어?


연우는 자기가 입고있던 져지를 벗어서 몸을 여기저기 살펴보다 동료들에게 둘러싸인 채 바닥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했음. 


-어라 진짜네? 어떻게 이렇게 훅 갔지? 와 그 용의자새끼 보통이 아니네?
-장연우씨. 본인 맞으시죠?
-아 나 어떡하지.. 내일 어머니 생신인데 하.. 씨발 아 진짜..
-장연우씨?
-아! 저 저승사자님. 저 하루만 목숨 늘려주시면 안될까요? 내일 어머니 생신이신데, 어머니 저 하나만 보고 사셨는데 안될까요? 네?
-무슨 소리 하시는겁니까? 안됩니다.
-진짜 제발.. 하루만 부탁드립니다.
-전 그런 능력 없습니다. 어서 가시죠.


장연우 질질 울고 끌려가서도 계속 울고.

 

-뭐가 그리 슬프십니까?
-속상합니다.. 우리 어머니.. 저희 아버지 보내시고 홀로되신 몸으로 죽어라 저 키우셨는데.. 며느리 손주도 먼저 보내시고.. 어머니이이이....

유의는 문득 기시감이 느껴졌음. 장연우라는 이름을 가진 자가 어머니를 찾으면서 우는 것이. 이 사람과 나는 대체 어떤 관계였던걸까. 유의는 연우를 올려보내놓고 뒷조사를 시작했음. 아무래도 내 과거에 뭔가 있는거야. 해서 조사를 해봤더니 장연우란 사람 늘상 48세가 되면 죽었고 아버지가 어릴때 돌아가시고, 아내와 딸을 먼저 보내고 노모 혼자 남았음. 장연우를 제외한 가족들이 환생한 사람들이라곤 할 수 없지만 관계가 다 이렇단 말이지. 과연 어떤 이가 다시 태어난다 해도 같은 이름을 갖고 같은 결말을 맞는 단 말인가.

누군가가 장난질을 해 놓은것임에 틀림 없는 느낌이었음. 그리고 그 느낌은 어느정도 맞았는데 고려 초, 염라대왕이 인간한테 살해당하는 일이 있었단 말임. 인간의 몸으로 염라대왕을 살해한 자는 박진 이었음. 여튼 박진은 염라대왕을 살해한 죄로 억겁에 억겁을 더 한 세월동안 유황불 속에서 녹아내려야만 하는 형벌을 받았는데, 그 전에 장난질을 좀 쳐놓았음. 그래서 장연우의 생이 그따위인거.

그렇다면 박진이 증오했던 다른 인물들의 생도 알만 하지. 왕순 감찬 등의 인생은 어떠한가.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었음. 유의가 눈을 질끈 감고 돌아 설 정도. 그런데 또 조금 이상하지. 일개 저승사자가 이렇게 뒤를 캐고 다니는데 왜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거지?

-너 요즘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거야?


동료 김 훈이 유의를 따로 불렀음. 월급을 진작에 다 쓴 바람에 왔던 궁핍함 덕에, 오래간만에 피는 담배를 아주 맛깔나게 폈음. 


-어흐 내 담배 ㅠ 아 이게 아니지 참. 너 요즘 사람들 뒤 캐고 다니냐? 근데 캔다고 뭐가 나와?
-나오긴 나오더라구요. 우리 과거만 빼고.
-이야. 우리는 뭐 진짜 대단한 사람들이었나보다. 왜 우리꺼만 안나오는데?


그때 지나가는 김차사 하나가 두 사람에게 언질을 해줬는데, 최근 악귀 하나가 돌아다니더란거지. 저승사자도 쩔쩔맬 정도로 지독한 악귀니까 조심하래.

-여튼 너네 조심해. 차사들한테 다 주의문 떨어졌으니까.


뭐 어떤놈이길래 그러나 했는데 며칠 뒤 만나는거. 누가 봐도 섬뜩할 정도의 기운을 내 뿜고 눈이 시뻘건 최질 이었음. 두 사람은 최질을 당연히 알아보지 못했는데 최질은 악귀가 된 이 후부터 찾아다녔던거.
자신이 난을 일으키게 만든 장본인 황보유의, 그리고.


-김 훈!
-뭐 나, 나? 니가 날 왜 찾아?!
-여기 있었구나. 그러니 못찾았지. 두 놈 다 저승사자가 됐을 줄이야.

여튼 최질도 만나고 이놈 저승으로 보내고 두 사람도 과거 찾아서 끙끙거리다가 저주 풀리고 환생해서 행복하게 살것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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