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린은 두린 엔터프라이즈 회장 스라인의 장손임. 그런데 어느날 회사가 쫄딱 망한거. 스라인이 사업확장을 잘못해서 빚만 늘어가다 파산하게 된거임. 남동생 프레린은 도망쳤고 스라인은 충격으로 쓰러진 후 치매가 왔음. 여동생 디스는 팔려갔고 어린 외조카 필리와 킬리는 우여곡절 끝에 소린이 다시 데려왔어. 화려한 삶은 좋았지만 세간의 이목을 끄는걸 싫어하던 소린은 소소한 카페나 운영하며 살았는데 이 마저도 경매로 넘어가버리고 말았음. 소린에게 남은건 치매걸린 아버지와 어린 조카 둘 그리고 엄청난 빚 뿐이었음.
소린은 그 길로 돈이 되는건 모조리 했어. 낮엔 공장에서 벽돌을 나르고 밤이 되면 집에서 봉투 붙이면서 돈을 벌었음. 번 돈은 모조리 빚갚는데 쓰였고 고등학생인 필리와 킬리가 알바로 번 푼돈으로 그나마 생활비를 보탤수 있었음. 시간이 나면 사창가에 팔렸다는 디스를 찾아 헤매었음. 어린 조카들에게 엄마라도 되찾아주고 싶었는데 그 마저도 물거품이 된게 디스가 목을 맸다는 거임. 낯선이에게 범해지는 수치심을 견디다 못했다고. 소린은 아버지가 정신이 나갔다는 소리를 들었을때 보다 더 한 충격이 존재할 줄은 몰랐음. 온 몸이 떨렸고 길을 가다가 몇번이나 주저앉을 뻔 했음. 겨우 반지하 단칸방으로 갔는데 봉투를 붙이고 있던 필리와 킬리가 특유의 깨방정을 떨며 소린을 반겼음. 소린은 그 앞에서 울 수가 없었어. 이 가엾은 것들이라도 지키기 위해서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될거같음.
소린과 필리킬리는 이를 악물고 하루하루를 견뎌가는데 두린 엔터프라이즈의 라이벌 기업 회장인 스란두일이 킬리에게 찾아갔어. 킬리는 계산대에서 멋쩍게 서 있었는데 스란두일이 말해. 나는 오메가가 필요하다고. 킬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음. 스란두일의 하얗고 긴 손이 킬리의 손을 감싸쥠. 나는 오메가가 필요하고 너는 돈이 필요할텐데 거래를 하자고 물어봐. 한참 대답을 못하던 킬리는 겨우겨우 고개를 끄덕였는데 스란두일은 잘했다는듯 머리를 쓰다듬었음. 그럼 내일 내가 데리러 올 테니까 몸 잘 씻고 우리집으로 찾아오라 하곤 손을 흔들며 나갔음.
그날 킬리는 집에 들어가기 전 까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떨었음. 겨우 울음을 그치고 들어갔지만 퉁퉁 부은 눈을 본 필리가 왜 그러냐고 물어도 대답도 하지 않았음. 그냥 일이 좀 있었다며 웃고는 평소보다 더 깨방정을 떨었음. 필리는 숨기지 말고 어서 말하라며 계속해서 타일렀고 꾹꾹 참던 킬리는 결국 눈물이 터져 모든걸 다 실토하고 말았음. 밤이 늦어 일을 파하고 온 소린이 집에 왔는데 필리가 화를 내는 소리가 들려왔음. 무슨일이냐고 묻자 어렵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필리와 킬리는 고개를 푹 숙였고 소린은 아무 말도 못한 채 현관에 계속 서 있기만 했음. 킬리는 제발이 저려 필리 뒤로 가 숨었는데 갑자기 소린이 뛰쳐들어와서는 막아서는 필리를 제치고 킬리를 마구 때렸음. 잘못했다는 킬리와 그만하시라는 필리의 외침이 집안을 가득 메웠고 구석에서 잠을 자고 있던 스라인이 일어나서는 시끄럽다며 소린을 마구 때렸음. 킬리를 때리던 소린의 손이 점점 킬리를 쥐어뜯었고 쥐어뜯던 손으로 킬리와 필리를 끌어안았음. 미안하다. 미안하다. 소린은 두 조카를 품에 안고 몸을 떨며 울었음. 처음보는 삼촌의 눈물에 두 형제는 통곡을 했고 스라인은 계속 소린을 때림.
소린은 킬리에게 허튼짓 하지 말고 집에 있으라며 삼촌이 가서 빌어보겠다고 했음. 킬리는 무서워하며 가지말라고 내가 가겠다며 소린을 말렸음. 소린은 웃으며 킬리를 진정시킨 후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스란두일의 집 앞에 찾아갔음. 스란두일은 킬리대신 소린이 온 것에 대해 조금의 놀란 모습도 보이지 않았음. 마치 그럴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만 지었을 뿐. 소린이 무어라 입을 떼기도 전에 스란두일은 소린 앞에 한통의 약을 던져줬음. 소린은 무슨 약인지 살펴보다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맘. 알파형질을 오메가로 바꾸는 약이었음.
소린은 그 약통을 받아들고 스란두일을 바라봤는데 스란두일은 웃고만 있을 뿐 아무 말이 없었음. 소린은 은연중에 겁을 먹었음.
"내게 이걸 주는 이유가 뭐야."
"네가 잘 알텐데."
"왜.. 킬리를 만났어?"
"오메가니까."
소린들이 살고 있는 사회는 오메가가 약자의 위치에 있음. 특히 상류층의 알파들은 오메가를 하나씩 섹스토이로 갖고있을 정도. 섹스토이로 있다가 알파의 유산을 상속받아 사회적 지위가 격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돈이 없는 오메가들은 스스로 몸을 팔았고 가끔은 알파들도 약을 먹고 오메가가 되기도 했음. 오메가가 제가 가진것을 온전히 누리며 살 수 있는 경우는 상류층에서 태어나거나, 상류층 알파의 눈에 띄는것 뿐이었음. 이런일이 있을까봐 소린은 킬리에게 오메가인것을 들키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음. 빚 갚느라 돈이 없어도 오메가 억제제만큼은 사다줄 정도로 관리를 철저히 했는데 스란두일이 알아버린거.
스란두일은 내가 오메가 하나 끼고 놀아보겠다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며 소린을 비난했음. 그래도 킬리만은 안된다는 소린에게 던져준게 그 약임. 소린은 약통을 빤히 바라보다가 절망과 분노가 섞인 눈으로 스란두일을 바라봤음. 킬리가 예쁘게 생겨서 안는 맛이 있을것 같지만 자네가 그리 간절하다면야. 혹여 당신이라도 나쁘지 않을거라고. 나는 강요하지 않아. 자네의 선택을 존중해. 일종의 골려먹기임.
킬리는 전날의 일로 오메가라는걸 들키고 알바에서 잘려 학교를 마치고 곧바로 집으로 왔음.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스라인에게 밥을 주고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있었음. 저녁 늦은 시간이 되자 필리가 들어왔고 형제는 아직 돌아오지 않는 소린을 걱정했음. 킬리는 혹시 소린이 안좋은 소식을 들고올까봐 벌벌 떨었고 필리는 그런 킬리를 꼭 안아서 다독였음. 둘이서 꾸벅거리며 졸 시간이 되자 소린이 들어왔는데 술 냄새가 확 뿜겨왔음. 걱정하는 조카들을 보며 비싯 웃고는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음. 필리와 킬리는 끙끙거리며 삼촌의 옷을 벗기고 이부자리에 눕혔음. 일은 잘 해결되었는지 묻고싶었는데. 다음날 소린은 아침 일찍 일을 나가려 현관에 섰고 밤새 뒤척이던 필리가 일어나 소린에게 어제 일은 잘 해결되었느냐며 물었음. 소린은 잠깐 뜸을 들인 후에 괜찮다고 걱정말라며 킬리 알바자리나 다시 알아봐 주라며 집을 나섰음. 잠들지 않고 듣고있던 킬리는 소린이 나가자 일어나 다행이라고 웃다가 무서웠던 어제 하루를 떠올리고 울어버렸음. 필리는 킬리를 달래주며 소린이 대답을 하기 전 뜸을 들였던게 무슨 뜻이었는지 신경쓰기 시작했음.
소린은 숙취도 채 가시지 않았지만 정신없이 일했음. 지금 자기 머릿속을 가득 채워가는 절망감을 잊고싶어서 진짜 미칠정도로 일을 했음. 일을 할때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다가 조금이라도 몸을 쉬면 괴로워서 힘들어짐. 덕분에 점심도 못먹고 저녁까지 일했음. 일이 끝나고도 한참을 현장에서 떠날줄 모르다 겨우 발걸음을 떼 스란두일의 집으로 향했음. 스란두일은 킬리를 건들이지 않을테니 네가 그 역을 대신하라 했고, 그중 하나가 매일 스란두일의 집에서, 그가 보는 앞에서 약을 먹는것이었음. 약은 딱 한달분량. 30알을 다 먹으면 피/임약을 다 먹고난 후 ㅅ리가 터지는 것 처럼 오메가의 힛싸가 오는 그런 원리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