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전에서 돌아온 후 짐승이 된 규 보고싶다. 너무 심하게 앓아서 정신을 차리고 난 후 말도 잃고 본능으로만 행동하게 되어버린.. 숨소리도 그륵그륵 하고 맘에 안들면 소리지르고. 소통도 그냥 으으 하는 소리로만 내는. 그의 곁에는 언제나 흥과 성이 있고.
성과 흥이가 돌보겠다 해서 홍씨 부인은 울면서 규를 놓아줌. 대춘이 키우러 감.
애전에서 돌아온 직 후, 죽기 직전이라 홍씨 부인에게 기별이 가겠지. 도순검사 돌아왔는데 초상 치뤄야 할거 같다. 와서 보시라.
대춘이랑 급하게 말을 타고 달려가고. 가노들의 시중 들 새도 없이 말에서 내려서 규가 있는 장막으로 들어가는데. 찌르는 듯한 지독한 냄새에 반사적으로 코를 막으며 어두운 내부를 살피는데 신음소리를 내며 누워있는 남편을 보는거지.
-규야!
울부짖으며 규 앞에 꿇어앉아서 망가진 남편의 몸을 더듬으며 상태를 보는데 정말 말이 아닌거라. 몇날을 스스로 돌보며 다른이들의 도움도 마다하는. 보름여의 시간이 지난 후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는데 이때부터 사람의 소리를 내지 못하는게, 밖에서 효시 소리라도 들리면 비명지르며 주변 물건들을 부수며 자기를 보호하려 들고.
홍씨 부인은 규 정신 차린 후에 계속 다쳐서 결국 다리를 절게 될 지경까지. 흥이는 형님 너무하시다면서 곁에서 화를 내주고 성이는 돌아가시는게 낫겠다고 회유하고. 가서 몸과 마음도 회복하시고 대춘이도 많이 놀라서 애가 불안해 한다며. 기별이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돌아가시라 설득하니 마지못해 아픈 남편 두고 떠나는 홍씨 부인. 가기 전에 인사를 하고 가는데 간만에 곱게 꾸민 부인을 보면서 잠시간 멍하게 바라보는.
-건강하시오. 얼른 나아야지요.
바들바들 손 뻗어서 규 얼굴 만져보는데 얌전히 손에 얼굴을 대주고 눈을 감는 규.
-미안하오.
눈빛 또렷이 홍씨 부인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규.
홍씨 부인은 그걸 보면서 희망을 가지고 돌아가 보지만 규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