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인남자들은 수염을 기를 수 없는 세계 속에서 어느날 갑자기 수염 밀고 나타나는 장연우.
유의 깜짝 놀라 체신머리 없이 등청하는 장연우에게 달려가서는 얼굴 붙잡고 이리저리 살펴보는거.


-자네 지금(도리) 이리(도리) 날 무시하는건가? 응? 어디 상관의 얼굴을!
-그게 아니라..상공 수염이 어찌된겁니까?
-어찌되긴. 잘랐지.
-왜 입니까??
-왜냐니. 음인이니까
-음인이셨습니까??
-...그건 아니고. 갑자기 그..아잇, 난 처자식도 있던 사람인데 갑자기 음인이 됐지 뭔가. 응?누가 이 나이에 음인으로 발현한단 말인가? 응? 그게 나지만, 하여튼! 난 이제 어쩌나ㅜ
-....오늘 퇴청하시고 저희 집으로 오십쇼.
-갑자기? 나?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유의. 그날 저녁 유의네 집에 무슨 묘책이 있겠지 싶어 갔는데 그대로 혼인 올리고 말았음
집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옷 갈아 입혀지고 닭 잡아오고 머리에 족두리, 연지곤지(고려 초기엔 없는거 앎) 당한 채로 어디서 많이 본 상 앞에 서게 되는데.


-자네 이게 무슨 짓인가?
-음인이 되셨다지 않았습니까? 응당 양인과 함께여야 하는걸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이건 다 뭐란 말인가? 내 의견은 일언반구도 없잖은가?
-예. 없습니다.
-아 왜애!!
-상공은 모르실겁니다. 임자없는 음인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건 또 무슨 소린가? 나도 살만큼 살았네. 처음들어 보는 소리를
-상공. 저는 양인입니다. 
-알고 있네.
-이제 막 음인이 된 사람 만큼 제일 위험한건 또 없습니다. 매 해, 누가 가장 많이 살해 당하는지 아십니까? 바로 막 개화한 음인들입니다. 저는 상공을 지키고 싶습니다.


그러게. 들어본거 같기도 하고.. 연우는 아주 결연한 눈빛의 유의를 두고 뛰쳐 나가기가 좀 그래서. 아니 근데 이자가 언제부터 나를 이런 눈으로 봤었지? 싶다가도 에이 뭐 황보가 밑으로 들어간다면 나야 땡큐지 하면서 수락하고 혼인 ㄱㄱ


그 후 유의의 말이 사실인걸 뒷받침 하는냥 엄한 양인들이 자꾸 연우한테 들이대는데, 그때마다 황보가의 문양이 새겨진 반지를 보여주면 다들 도망가는거. 이름 있는 명문가가 좋긴 좋구나 하고 뒤늦게 2녀 1남 낳는 장연우

 

 

====

 

 

 

수염 절대 안 밀고 다니는 김훈과 음인인거 모르는 최질, 그런데 어느날 강제로 수염 밀린 김훈 이런거.
최질 부관이 김훈 음인인거 알아내서 겁박해가지고.. 읍읍 하다가 그래도 김훈이 굴복을 안하니까 사람들 앞에서 김훈 수염 잘라버리는거. 최질은 이 부관새끼 너 뭐냐고 줘패서 반 죽여놓는데, 최질이 정신차리고 나서기 전 까지 모두가 그 상황에 굳어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으면.


그 부관놈이 김훈더러 음인이 수염 가지고 있어서 뭐 하냐고 소리지르면서 수염을 잡고 단도로 그어버려서 군 내부는 삽시간에 얼음. 다들 한동안 놀라서 굳어있는데, 김훈의 턱선을 따라서 얇은 핏방울이 떨어지자 그거 보고 최질이 성큼성큼 걸어가서 부관놈 멱살을 잡고 패대기치는걸 시작으로 미친듯이 밟아대겠지. 

 

이번에는 최질의 분노에 다들 멍때리다가 먼저 정신차린 김훈이 달려들어서 말리니까 다들 두 사람 떨어뜨리고. 부관은 결국은 군법으로 처벌되고, 그제서야 최질은 깔끔하게 수염을 민 김훈의 눈치를 보면서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겠지.


-그간 숨기신 연유가 뭡니까?
-알릴건 또 뭔가?
-본디 군대에 음인은
-알고있네. 그래서 그런걸세. 
-불법입니다.
-나는..그래야만 했어. 먹고 살기 위해선 이 길 밖에 없었네. 
-...
-소란을 일으켜 미안하네.


애석하게도 최질은 평인이라서 임신을 못시켜주니 김훈의 주인이 못되는거임. 얼마나 빡칠까


갑자기 김훈이 사직을 청했다는거임. 퇴청하려는거 달려가서 막고 무슨짓이냐고 따지는데.


-팔려가네.
-예?
-자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군.

 

짝이 없거나, 그동안 숨어있던 음인들은 보복식으로 경매에 올려짐. 최고가를 부른 이는 얼마전 처벌받고 쫒겨난 최질의 부관. 그놈은 전 재산을 털어 김훈을 사고 김훈네 집으로 들어감. 그리고 피의 복수가 시작되겠지.. 

 

김훈은 최질더러 일부러 우리집 찾아오지 말아라, 네가 오면 나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 신신당부 해서, 김훈이 애 낳고 살 때까지 정말 소식도 몰랐으면. 그러던 어느날 어디서 익숙한 얼굴이 최질의 퇴청길에 마주쳤는데. 김훈네 노복이었음. 

 

나리 제발 우리 주인나리좀 살려달라고 간청하러 온거. 최질은 그길로 김훈네 쳐들어갔는데 마침 그놈은 없었고, 병색이 완연한 얼굴로 어린애 품에 안고 배가 또 부푼 상태였으면.


-상장군.
-자네가 여길 어찌..


노복은 울면서 엎드려 빌었음. 조만간 우리 나리 상 치룰거 같아서 도움좀 청했다고. 김훈은 한숨을 푹 쉬었음.


-내 이리도 정신이 없어 집안을 단속하지 못했네. 미안하네. 돌아가주게.
-갑시다.
-뭐?
-저희집으로. 이 집 그놈 줘버리고, 저랑 갑시다, 상장군.


그 말에 김훈은 품에 안겨있는 말간 아이의 얼굴을 바라봤다가 또 한숨을 푹 내쉬며 따라나섰음. 분노한 최질 때문에 그놈은 폭행죄로 벌 받다가 최질이 은밀히 보낸 사람에게 칼맞아 쥬금. 김훈한텐 헛디뎌서 죽었다고 거짓으로 고한 후에 최질이랑 살게 되겠지. 최질 뒤늦게 발현한 알파인 척 행세하면서 살아라

'고려거란전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인없는 집 놀러가기  (0) 2024.10.01
벽치기  (0) 2024.10.01
동생내놔  (0) 2024.10.01
첫만남은 너무 어려운 질훈  (0) 2024.10.01
특수부대와 용병  (0) 2024.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