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준은 눈 앞의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지 연신 눈을 꿈뻑였다. 역광이어서 더욱 과격해 보이는 풍경에 입술을 달싹이다 옆에 선 승호를 바라보니 이미 그는 희준을 보며 웃고 있었다.
"하긴 이 광경 처음 보지. 수리하는 거야. 네가 알다시피 우리는 '무기'잖아?"
전설적인 1세대 무기. 희준은 앞으로 이 '무기'의 '조종사'가 된다. 온 몸이 찢어져 너덜거리고 기분 나쁜 피비린내와 쇳소리 나는 숨결, 거대하게 펼쳐진 날개-칼날로 이루어진-를 가지고 있는 그는 분명 조종사의 필수 역사 교과에 한 챕터를 차지한 강타 였다. 100년전의 것이 아니었나? 아, 그랬다. 무기들은 개조된 그 순간 나이를 먹지 않는다. 현대의 무기들은 그나마 인도적 차원 아래 개조되었으나 100년전의 그는 너무나 날 것 그대로 였다. 두개골 안 쪽 까지 무기로 가득 찬 것인지 찢어진 얼굴 가죽 아래로 날카로운 금속이 보인다.
"칠현이와 공명하려면 이정도는 봐 줘야지. 놀라지 않게 말야. 우리 1세대 들은 엔지니어들이 고쳐줘."
"우리, 라..함은.."
"나도 무기 였어." 폐기 되기 직전 살아났지만 하하. 재밌지 않은 얘기를 웃으며 했다. 과거 무기가 되기 위한 인체 실험의 흔적은 두 형제 에게 고스란히 상처로 남았다. 폐기장에 버려졌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승호는 제가 살아있는 이유가, 형 없으면 죽어버리겠다 울며 소리를 질렀던 칠현 덕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칠현은 향후 100년 역사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완성품이었기에 그의 원을 들어줬을 뿐이었다.
"그때 내가 죽었으면 이 시설은 지금 있지도 않았을 거야." 정말로. 칠현은 한번의 날갯짓으로 이 곳의 모든 것을 날려버릴 수 있을 만큼 파괴적이었다. 희준은 침을 삼켰다. 두럽고 기대돼. 내가 이 무기의 조종사가 되는거라고. 전속 엔지니어라는 얼굴 하얀 놈을 통해 차트를 전해받았다. 그간의 전투 기록과 치료 기록들. 참담하다. 100년간의 누적된 기록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신입 조종사를 위한 가이드를 계속 이어나가던 승호는 차트를 대충 찝어주고는 급한 일로 불려갔다. 희준의 앞에 놓인 패널에는 쉴새없이 칠현의 생체 데이터가 입력되었다. 크고 작은 전투 1만회 이상, 승률 94.2프로, 그 중 생사를 오간게 1백회 이상. 무기의 목숨이 위태하다는 건 조종사의 실력이 형편 없었다는 말이다. 이런 1급 무기한테 그따위 놈들을 붙여줬었다니. 작게 분노했다. 다시는 저 잘생긴 놈이 일어나지 못할뻔 했다는거 아냐. 아 죄송합니다 조상님. 놈이라니. 괜한 죄책감으로 성호를 긋고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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