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웬우
드웰러에게 한번 영혼 먹혔다가 드웰러가 죽는 바람에 혼이 분해된 채로 몸에 들어간것도 있고, 신체 기능이 이미 한번 멈췄던 상태라 보통의 상태보다 훨씬 건강하지 못한 웬우 보고싶다고. 하얗게 마른 몸에 항상 잔기침 달고 살고.. 사시사철 도톰한 스웨터 입은 채로 침대에 링겔 꽂고 누워만 있는 웬우.. 누가 보면 마지막 잎새인 양 맨날 밖만 바라보는데.. 소화기능이고 호흡기관이고 다 망가져서 죽만 먹던가 아님 가슴에 구멍뚫고 영양 투여한다던가.. 정말 시체처럼 살다가 잉리 기일만 되면 무리해서 탈로까지 가 제 만 지내고 급하게 오는. 샤링 전용기로 의사 서넛이 웬우 하나에 매달린 채로. 그렇게 한 십년 안되게 살다가 몸이 못버텨서 다시 죽는.
그런 웬우는 샹치랑 샌프란시스코 볓 잘 드는 곳에서 사는거. 샹치는 일단 아버지가 꼴이 말이 아니니까 알바도 때려치고 얌전히 샤링 찾아가서 아버지 살아계시다 근데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중환자실에 있는데 내 월급으로는 안된다고 이실직고하고 샤링은 눈썹 한번 찡긋하다 그냥 돈이나 주고. 걸어다닐수 있을 만큼만 살려놔. 예전처럼 건강해지면 (텐링즈를)뺏길수도 있으니까. 이 상황에서도 텐링즈 생각하는 샤링 보면서 어깨 으쓱 이 포즈 한번 해주고 돌아오는거. 웬우는 중환자실에 있던거 까지는 기억하는데 어느새 븨앞룸으로 자기가 옮겨져 있는거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데 샹치가 들어오겠지.
아버지. 샤링이 옮겨줬어요. 그 애 텐ㄹ.....아니 사업으로 돈 많이 벌었더라구요.
웬우는 눈 몇번 느리게 깜빡이다가 그냥 지긋이 감아버리고. 샤링이 텐링즈를 장악했구나. 내 평소 그 아이를 저어했던 까닭이 이것이었구나 생각 하면서. 샤링은 웬우가 살아있을 적에 단 한번도 모습을 보인적 없음 좋겠다. 돈만 줬지 나머지는 다 샹치의 몫.
돈 줬으면 된거 아냐? 아버지가 내게 사랑을 줬어? 이 조직만 남겨줬지.
남겨주신거야? 네가 그냥 차지한거잖아.
어쨌든 자식인 내가 물려받은거지. 난 여기 일로 바쁘니 그만 찾아.
...알았어. 아버지는 내가 잘 모실테니까 걱정 말고.
걱정 안하거든?
하면서 틱틱대고 막
웬우는 한사코 링을 거부하는데 웬우가 응급상황이거나 하면 샹치가 억지로 링을 채우겠지. 아버지가 필요해요. 아버지 다시 우리를 떠나지 마세요 울면서 애원하면 웬우 마음 약해져서 반항 멈추고. 나는 빨리 죽어서 리 곁으로 가고 싶은데 자식들이 붙잡고 안놔주는 느낌으로 살고 있는. 매일 누워만 있다가 리의 기일이 되면 일어나서 하루종일 리의 사당에만 앉아있었으면. 첫 해는 정말로 당신이 곁에 없는게 믿기지가 않아서 울고 두번째 해에는 자식들에게 미안해서 울고. 그 다음해부터는 안 우는거. 이제 샹치랑도 많이 친해졌고 샹치도 아버지가 두렵지 않은.
어느날 웬우가 티비를 보다가 조용히 말하겠지.
링링은 잘 있더냐?
샹치 옆에서 콜라먹다가 뿜어내고. 얼마전 텐링즈가 미국 국회에 테러하려던걸 막아낸 샹치라서. 링 덕분에 상처는 안입는데 꽤 큰 전투였고.
아 저..그게..
알고는 있다. 그저 연락은 하고 지내느냐 묻는거다.
연락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아버지. 어떻게 보면 저 샤링에게 월급 받고 있는 꼴인걸요.
나를 돌보는 대가로 말이지.
아니 그게
알고 있다. 처음부터. 내가 그간 허투루 살았는줄 알았느냐?
....
한번 들려보라 언질해두거라.
네..에...
그래서 샹치가 샤링이랑 통화를 하다가 옆에 웬우가 있어서 잠깐 바꿔주려는데 둘 다 말이 없고. 말을 먼저 꺼낸건 웬우겠지. 캘리포니아에 한번 오거라. 시간 나면 갈게요. 그러나 끝내 얼굴을 비추지 않는 샤링. 웬우는 언제나 샤링이 올까 문 너머를 기웃거리는데 끝내 안오겠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링링은..오지 않는다더냐?
올거예요 아버지.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곧 올거예요.
하지만 링링은 기지에서 곧 있을 사업 구상 회의중이고. 일부러 샹치 전화도 안받고. 얼마전에 위급하시다 이번엔 정말 가실거 같다는 소리 듣긴 했는데. 회의도 생각대로 안되고 해서 전세기 띄우고 샌프란 갔는데 웬우는 이미 사경을 해메고 있어서 결국 링링이 온걸 인지도 못하고. 그래도 귀는 열려있다고 하니 아빠, 하고 나즈막히 불러보는데 샤링 목소리 듣고는 얼마 안있어 완전히 숨 놔버리는거. 샹치는 이미 눈이 부어터져서 더 흘릴 눈물도 없을거 같은데 여전히 울고있고 샤링은 못박힌 것 처럼 서서 시신으로 변한 아버지만 바라보고. 아버지를 두번이나 떠나보낸 남매는 어머니 옆에 묻힌 아버지 앞에서 서로 인사하는걸 마지막으로 단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