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멸망을 앞두고 둘 중 하나가 죽어야 한다면
사이타마 자살로 갔다. 거의 신이 된 남자 급으로.. 사이타마는 우선 곰곰히 생각하다 제일 먼저 제노스 팔다리 다 부숴서 몸통만 남겨놓을듯. 선생님! 선생님 안됩니다!! 그 어떤 무기도 통하지 않는 제 몸에, 그 악력으로, 단 한번에 가슴뼈를 부수고 심장을 잡아쥐어 터뜨리겠지. 조금 전까지 사이타마의 가슴 속에서 고동 치던 무언가가 폭발하고, 사이타마의 몸은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졌는데 갈 곳 잃은 피들이 허공으로 솟구치고 제노스는 기어서 사이타마에게 가겠지. 선생님.. 선생님!!! 고통을 느꼈는지 미간을 약간 찡그린 채 눈을 감고있는 사이타마. 피바다 속에서 제노스는 남아있는 팔로 피를 다시 쓸어 담아보지만 쏟아지는 양이 많아 채 담지 못하고. 제노스 사이타마 몸 위에 엎드려서 울지도 못하고 멸망의 징조가 없어져 맑아진 하늘만 허망하게 바라볼듯.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신이 우리를 도우셨다며 기뻐하고 모든 전말을 다 알고 있는 제노스는 분노하는데. 세상을 구한건 신이 아니다. 신이 아니야! 사이타마 선생님이셨다! 고작 너희들을 구하려고 사이타마 선생님께서 지금! 자신의..! 손으로...! 제노스 너무 감정이 격해져서 몸에서 김 나올듯. 제노스는 사이타마 시신 가져다가 깨끗이 씻기고 멀쩡한 히어로복으로 입힌 다음 하얀 천이 깔린 진공관 속에 넣어 보관할듯. 선생님. 선생님은 잘못 선택 하셨습니다. 인간들은 선생님의 희생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제가.. 제가 모두 다 끝내겠습니다. 모든걸 끝낸 후 선생님의 곁으로 가겠습니다.
사이타마가 죽이는 제노스. 얘기 듣자마자 본인 코어 터뜨리려고 하는데 사이타마가 막겠지. 야 너! 어린애가 목숨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는거 아냐 임마! 그럼 선생님은. 선생님의 목숨은 가볍습니까? 안 가벼워! 그러니까 잠깐 기다려봐. 의외로 저 신이란 놈을 한방에 해치울수 있을지도. 사이타마는 한방에 없애버리고 오겠다고 의기양양한데 제노스는 아니겠지. 저건 정말 신이다. 아무리 선생님이라도 신의 뜻을 거역할 순 없는거야. 제노스는 사이타마에게 다가가면서 뇌로 이어지는 공급장치를 하나하나 끊어버리겠지. 딱 하나만 남겨놓고. 선생님을 희생시킬 수 없어. 선생님. 가시기 전에 제 손 한번 잡아주시겠습니까? 응? 하이파이브? 그래. 그렇게 툭 치고 신이 있는 쪽으로 튀어올랐는데 뭔가 느낌이 쎄한거. 회오리치던 바람이 잔잔해지고 하늘에선 구름 사이로 빛이 내려오고. 뭐야..? 다시 제노스에게 돌아갔지만 제노스의 동력은 돌아올 수 없어서 사실상 죽어버렸겠지. 사이타마는 한참 가만히 서 있다가 더 이상 자잘한 부품 움직이는 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제노스의 몸을 안아들고 집으로 돌아가겠다. 요 위에 눕혀놓고 일주일동안 밥도 안먹고 잠도 안 잔 채로 제노스만 바라보다가 한마디 하겠지. 너 미친 사이보그 못만났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