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형배판호

형배판호 에필로그

*고모님* 2013. 7. 21. 00:17

-해피엔딩 1

혜성이가 군대갈 때 펑펑 울었던 건 형배. 앞에서는 안 우는 척 하며 두 눈 시뻘개진 채로 아들 들여보내고 뒤돌아서서 찔찔 짜서 또 판호한테 등짝스매시 맞음. 삼청교육대에 있던 기억 때문에 군대도 그런 줄 알고.

“미친놈아 군대는 안 그렇다!”

형배는 그제서야 안심했음. 그렇다고. 뱃속 애는 아들이었음. 내심 딸을 기대했던 판호는 매우 상심. 둘째아들 군대갈 때도 형배는 울었음. 애 이름을 뭘로 하지.. 혜...혜.......혜수? ..........


-해피엔딩 2

혜수를 막 낳았을 때. 판호는 잠든 애들 얼굴을 주루룩 보다가 문득 혜성이 자는 얼굴이 혜민이랑 똑같다는 걸 느낌. 그래서 담날 아침 애들 유치원 보내놓고 온 집안을 다 뒤져서 앨범들을 모아놓고 뭔가를 막 찾음. 출근하려던 형배는 그걸 보고 뭐하냐며 물었는데 판호가 막 눈물이 그렁해서 갑자기 혜민이가 보고 싶어서 가슴이 터져버릴 거 같다고 함.

“니 우리 혜민이 사진 본적 없나? 우찌 사진 한장이 없노..”

혜민이 죽고 나서 애 물건은 다 태워서 없고. 사진은 안 찍어서 없고. 그나마 한 장 있던 막 태어나자마자 찍은건 잃어버렸고.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애 얼굴은 생각나질 않고 해서 가슴을 치다가 울어버림. 내가 미쳤지 왜 그거 사진 한 장을 못 찍어줬냐면서 울어대길래 형배는 가게 문 여는 것도 포기하고 하루 종일 판호한테 붙어서 달래줌. 판호는 형배품에 안겨서 한 번도 하질 않았던 혜민이 얘기를 해주겠지. 생김새하며 버릇이라거나 눈뜨고 말똥거리다 눈 마주치면 샐죽 웃어주던 일들. 근데 말로는 표현할 수 있는데 막상 그 모습이 생각이 안 나서 답답한 거. 그러다 혜수가 깨서 울길래 젖먹이고 혜성이 와서 또 지랄하고, 혜진이 와서 밥먹이고.. 어쩌고저쩌고ㅇㅇ


-해피엔딩 3

판호는 거의 반년에 한번 씩 배앓이를 했음. 애들이 아주 어릴 때는 돌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거의 아파한 적이 없었는데, 이제 좀 컸고 저들끼리 놀러나가느라 엄마 손을 덜 타게 되서 판호 자신만의 시간이 생기자 스멀스멀 과거의 상처가 기어올라오는 거. 자다가 식은땀에 흠뻑 젖은 채로 깨어나서 자고 있는 형배 안 깨우게 속으로 끙끙 앓지만 형배는 귀신같이 눈치 채고 일어나서 판호를 돌봐줌. 예전처럼 짧은 시간만이 아닌 며칠을 진통을 해댐. 애들 학교나 유치원은 형배가 보내고. 이럴 때면 혜성이도 눈치를 살살 보면서 말썽을 안 부림. 혜수는 엄마 죽는 거냐면서 죽음의 의미도 모르는 애가 엄마 붙들고 울기도 하고.

“아이다. 엄마가 와 우리 혜수 놓고 죽겠나.”

웃는 얼굴은 창백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은 식은땀으로 축축함. 병원을 가 봐도 정신적인 문제라 본인이 극복을 해야지 약물치료는 별로 소용없을 거라 함.

혜진이가 9살, 혜성이가 7살, 혜수가 6살이 되었을 때. 2월의 한밤중에. 며칠 전에 또 발작을 해서 끙끙대며 누워있는 판호 곁으로 애들이 베개를 들고 옹기종기 모여듬.

“니들 가서 자지 여긴 와 오노?”

“우리 엄마랑 같이 잘거다.”

“먼소리하노? 엄마 아프다. 니들 있으면 걸리적거리니까 가라.”

형배는 필사적으로 애들을 데려다놓으려고 애쓰고 애들도 엄마랑 있으려고 발버둥 치며 애쓰고. 방에 한 놈 데려다놓으면 또 한 놈 도망치고. 눈을 감고 앓고 있던 판호가 웃으면서 눈을 떴음.

“그냥 놔둬라. 그래 엄마랑 자고 싶다는데.”

“그래도 니가 불편하니까는.”

“됐다마. 내는 괜찮다.”

그리하여 삼남매는 엄마랑 같이 자게 됐는데, 희한하게 혜성이는 엄마의 넓은 등에 꼭 붙어있음. 형배는 판호 품에서 잠들어있는 세 놈들을 쭉 보니 아주 기가 막히고 웃겨. 그래도 좀 서운한 게 아픈 판호는 오롯하게 자기 몫이었는데. 아픈 녀석을 이리 껴안아주고 저리 껴안아주고 쓰다듬어주면서 부빗부빗하고. 이번엔 그럴 수는 없지만 어쩌겠음. 가볍게 한숨을 쉬고 옆에 벌러덩 드러누워 잠들어버림.

애들이랑 같이 자고 일어난 날. 판호는 통증이 싹 가셔있는걸 느꼈고 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애들 학교 보낼 준비를 함. 그 이후로는 발작의 주기가 길어졌고 판호가 아플 때면 늘 애들이 같이 붙어 있어줬음. 혜진이가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이 되자 발작은 거의 사라졌다고.


-해피엔딩 4

애들이 어릴 적에는 아빠처럼 몸에 그림그린다고 자기들 몸에 싸인펜으로 낙서하고 난리였음. 그러다 판호한테 뒤지게 맞고 형배는 문신삭제 당할 뻔 함. 아빠 몸에 있는 그림 예쁘다면서 형배 몸에 싸인펜으로 덧그리기도 함.


-해피엔딩 5

혜진이는 서울의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남자 만나 시집을 가려고 하는데 상대 집안은 좀 사는 집안. 상견례자리에서 형배랑 판호가 평소보다는 옷을 좋게 입고 나갔지만 사돈댁 눈에는 많이 안 차는거. 그래서 대놓고 무시하며 혼수준비는 잘 해올 수 있겠느냐 이번에 너희 주려는 집이 몇 억 짜린줄 아느냐 하면서 돈돈돈 거리는데 듣고 있던 형배는 아주 빡이 침. 판호는 그래도 사돈될 사람들이라 애써 웃어주고는 있는데 형배는 상을 뒤집어엎을 기세. 판호는 형배의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참으라고 성질머리를 누르고 있다가 상견례가 끝나고 나서야 형배는 아주 승질을 냄. 아니 저 좆도 아닌 것들이 어디서 우리를 무시하고 우리 귀한 딸내미를 무시 하냐고. 혜진이는 아빠 됐다면서 그냥 적당히 내가 번 돈으로 혼수해가겠다고 괜찮다고 했지만 형배는 그게 아냐. 아주 빡이 쳐서 안 되겠어. 그래서 적금을 깼어. 30억은 돼. 창우네 호텔을 빌렸어. 사돈댁을 초대했어. 진짜 비싼 양복을 형배한벌 판호한벌 해 입고 형배는 선글라스까지 딱 꼈음. 애들 마당에 쫙 깔아놓고 형배와 판호는 인사 받으며 들어가고, 사돈댁은 덜덜떨며 뒤따라 들어가고. 곧 창우가 와서 90도로 허리를 꺾어 인사하며 행님. 오래간만에 뫼십니다. 오야. 그간 잘 있었나 하는 등의 대화를 하다가 음식이 나오자 사돈댁을 향해 웃으며 어서 드이소. 판호는 옆에서 애써 사람 좋은 웃음을 하면서 못마땅해 하지만 속이 시원하긴 함.

“그래서 이번에 아 들 살라고 내주신 집이 몇 억 이라꼬예? 그거가지고 되겠심꺼? 강남도 강남이지만 그깟 오피스텔이 멉니꺼? 대체. 체면 구겨지게. 오피스텔 말고 거 뭐지 판호야? 퍼스트 레/미/안? 인가 뭐시긴가 하는 그거 좋더구만. 안 그렇심꺼? 우리 혜진이는 그거 가지고는 못 보내지예. 즈희쪽에서 한 30억으로 혼수고 뭐고 해 갈 테니까는 그 짝 에서는 머해주실랍니꺼?”

헤실 거리며 웃는데 사돈댁은 대답을 못함. 무서워. 매우 무서워. 개천에서 용이 난 가난뱅이들인 줄 알았는데 조폭일세.

“그냥 원하시는대로 ㅠ”

사돈댁은 기가 꺾임. 이거 결혼을 무르면 사시미로 장 담가버릴 것 같은 느낌이라 무르지도 못하고. 덕분에 혜진이는 편한 결혼생활을 하겠지.. 응.. 그리고 양복을 새로 맞춰 입은 두 사람. 형배는 간만에 양복 좍 빼입고 머리 싹 넘긴 판호를 보니까 옛날 생각이 나서 시큰해짐. 애들 낳고 키우느라 좀 불어서 예전 같은 테는 안 나지만 그래도 다리도 길고 제 눈에는 참 예뻐.

“혜진엄마야.”

“응.”

“판호야.”

“응? 뭔 일이고? 갑자기 이름으로 부르고.”

“그냥.. 맨날 그래 부르다 보니까는..니 이름 까먹겠더라. 니 이름은 김판호지 혜진엄마가 아니잖나.”

“아이구. 그라십니까 최사쟈임. 가입시다. 사돈댁 기다린다.”

“사돈이고 나발이고 씨발.. 거지같은 새끼들이.”

“나이도 쳐묵을대로 쳐묵은놈이 뭔놈의 욕을 그래 해쌌나. 주디좀 다물고 가자.”

여튼 그렇게 사돈댁 모시고 창우네 호텔로 ㄱㄱ


-해피엔딩 6

혜성이는 좀 ADHD가 있어서 매우 산만. 공부랑은 담을 쌓았는데 엔터테이너적인 면이 있어서 홍대에서 이런저런 끼를 발산하다 케이블vj로 발탁. 후에는 유명해져서 공중파에도 나오고.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발탁돼서 아주 시끄럽게 돌아다님. 혜수는 그냥 매우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아이.


-형배와 판호는 아기용품들을 다 태우며 혜민이를 완전히 보내주려 했음. 그러다 판호는 나중에 형배가 애기 신발 하나를 몰래 쓰다듬는 걸 봄. 형배는 판호가 모를거라 알고있음. 그러고서 판호가 죽고 형배는 판호가 안다는 걸 끝까지 모름.



feat. 엄욱님. 사랑한다.

판호가 형님들한테 ㄱㄱ당하면서 무의식적으로 형배 찾으니까 형님들이 형배가 그리 좋나? 그렇게 없어서 난리면 이리로 불러줄까? 하니까 판호는 미친듯이 도리질. 형배가 얼마나 맛있으면 이렇게 찾아대냐고 느요느요. 판호는 행여나 형배한테 해가 갈까봐서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얌전히 그 사람들을 다 받아냈는데. 다음날 마주친 형배는 판호가 안색이 안좋으니까 니 뭔일 있냐면서 묻는데 됐다고 신경쓰지 말라며 획 돌아섰음. 붙잡을줄 알았던 형배는 잠깐 멈칫하다가 갈길 가버렸고. 판호는 매우매우 상처받았고. 형배는 완전 걱정하면서 자꾸만 뒤를 힐끗이며 판호를 돌아봤는데 판호는 못봤을 뿐이고. 어린 형배는 사람 달랠줄을 몰랐을 뿐이고.

판호가 형배를 진짜많이 좋아했던거죠 ㅜㅜ 판호도 형배가 물어오니까 어떻게 대답할지 몰랐을거에요 간밤에 그런짓 당했다고 어떻게 말을해ㅠㅠㅠㅠㅠ 형님이라면 마누라 애 떼라 그래도 형님말 듣는 형밴데 ㅜㅜㅜㅜㅜㅜㅜㅜ

판호가 정신적으로 복통을 느끼기 시작한 계기가 수술인것도 있지만 ㄱㄱ하다가 해뜰무렵이 되면 형님들은 자리를 떴고 판호는 기절한 상태로 방치되었으니 속이 괜찮을리가... -,.- 형배에게 외면당했다고 느낀 판호는 ㄱㄱ당한 사실자체를 잊으려고 하다보니, 기댈 사람이 없고 애기 그렇게 보냈는데 죽을 염치도 없고, 부랑부랑 살려다보니 잊을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니 육체는 여전히 고통스러운거... 탈난 속이 아프다 -> 왜 자꾸만 아프지? -> 아플 이유가 없는데... -> 계속 아프다 -> 내가 죄를 저질러서 그런가보다. 아가야가 자꾸만 날 찾나보다... ㅜㅜ 이렇게 현실도피를 하고 그걸 믿다보니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고:Q 아픈건 당연하고 정신적으로 힘들때마다 육신의 고통이 딸려오고, 고통은 습관이 되고... 그렇게 고통의 흔적이 머리에도 마음에도 몸에도 깊게 새겨져서 안지워지는거죠, 먼 언젠가 형배가 그 자리를 덮고 그 위로 혜진이 혜성이 혜수가 꽃처럼 피어나기 전까진.

판호가 형배를 미워하게 된것도 형님들이 느요느요할때 판호가 저도 참을 수 없어질땐 비명대신 형배이름을 불렀는데 그때마다 형님들이 금마는 지 깔이 걸레가 되는데도 시렁토 않네 아님 니 드릅다고 버렸나? 우리가 주워주까? 형님들은 판호를 느요하면서 형배얘기 하길 서슴지 않았고 그게 판호에겐 트라우마가 된... 그네들 말이 머리에 박혀서 형배만 보면 그 말들이 머릿속에서 울릴듯. 형배는 널 더럽다고 생각할거다 기타등등 그래서 더더욱 미워지고. 내가 누구땜에 이리됐는데.

기억을 묻어버리기 전까진 형배 얼굴만 봐도 그 말들이 행위가 떠오르고 그러다보니 표정이 싸해질 수 밖에 없었고 드러니 형배는 더욱 판호에게 다가갈 수 없고...기억을 묻기 시작하면서 형님들이 했던 말들이 점차 형배 본인이 한듯 진실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형배가 덕수들 데려오고 병원에 입원하고 형배가 사과하면서 그 과정들이 다시 떠올라 판호는 형배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던거겠죠


-배드엔딩 마무리

여사장은 집안 소개로 잘난 남자와 결혼하고선 형배판호와 연락을 하지 못했는데 티비에서 살인마 최형배 사형선고 라는 뉴스를 보고 멘붕. 그리고 판호의 소식도 들었겠지. 무기징역이면. 형배는 법정서 자기한테 불리하게 진술했는데 무기징역 땅땅. 왜그러냐고 항의했지만 죽고싶어서 발악하는놈은 평생 사는게 벌이라고 해서 형배 멘붕.

모든 자살시도가 실패하고 심한 우울증에 걸려서 정신병원에 입원한채로 수감. 이십년? 십여년 수감하고 병이 심해져서 풀려났는데 판호가 죽은게 30대 중후반이었을테니, 형배는 50이 넘어서 풀려났겠지. 창우가 데려가서 모시는데 어느날 자는듯이 죽는게 좋겠다. 평소랑 다름없이 입맛없다고 밥을 물리고 나서는 계속 위화감 돋아라. 눈을 또렷이 맞춘다던지 형님 괜찮아지셨냐는 말에 웃어주던지. 그날 저녁 싹 목욕하고 자겠다고 누웠는데 편히 주무시라는 창우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눈을 감은게 끝. 담날 창우는 잠들었던 그 모습 그대로 가버린 형배를 봄미다. 형배는 꿈에 자기를 데리러온 판호를 보고 웃으며 손을 잡고는 고대로 ㅃㅃㅅ


-ㅍㅍ트게임 크로스오버 feat.엄욱

만약 크로스오버로 용철햄을 끼얹으면, 판호 사망소식 듣고 경기하다가 중간에 뛰쳐나가서 병원으로 달려가겠지. 감독님은 저새끼 저거 경기하다 갑자기 왜저러는 거냐고 길길이 날뛰겠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동원햄은 경기가 끝나고 쓰러져있는 용철햄한테 가서 경기결과 알려주고 말없이 손을 잡아주고 있겠지. 오늘 우리 졌다. 니 없어서 졌는갑다.

용철햄 장례식장씬처럼 울먹이는걸 삼키는 표정으로 울망울망 동원햄 올려보다가 참지못해 결국 또르르 해라 그리고 그동안 울지도 못했던 놀란 마음이 터져나와 엉엉 소리내어 울어라잉. 그리고 막 떼쓰는 애처럼 저보다 작고 마른 동원햄 가슴팍 옷자락 그러쥐고 당기면서 내, 내가, 그라지 말라고, 켔는데, 그러니까, 그런거, 하지, 말라고... 횡설수설하믄서 막. 엉엉. 숨도 못쉬고! 동원햄이 고마 콱 끌어안으며 얘기는 나중에 하고 우선 울어라. 다 들어줄께 울어라 니. 이람서 머리카락에 키스해주며 막 품어주면은 서러워서 울어라 용철해애애앰 동원햄 등에 손 두르고 그 가슴에 소리질러가며 울다가 실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