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vel

인생이 불행한 스티브 로저스

*고모님* 2013. 10. 15. 23:24

인생이 불행한 스티브 로저스는 뱃속에서부터 불행했다. 원해서 생긴 아이도 아닐뿐더러 엄마의 영양이 좋지 않아 태아일때부터 배를 곯았다. 그 덕인지 온갖 질병을 달고 태어났기에 아버지는 그를 탐탁지 못하게 여겼다. 이럴바엔 죽지 뭐하러 태어났냐며 막 태어난 갓난아기 머리맡에서 온갖 저주를 퍼부었고 아기 스티브는 그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열살이 채 되지 못했을때. 술만 마시면 엄마와 저를 때리던 아버지가 급사했다. 원인은 알콜 중독. 아무리 박하게 굴던 이라도 핏줄이라는 인연 때문인지 그가 세상에 없다는게 그렇게도 허전하고 쓸쓸했다. 엄마는 다른 이들을 돌보다 병 옮아 죽었다. 엄마의 마지막을 지켜보지도, 수습해가지도 못했다. 결핵이란 것은 공기를 통해서 감염 된다 하니 너같이 비쩍 골은 것들은 시신의 살만 만져도 뒈져버릴거란 소릴 하며 고아가 되어버린 어린 스티브를 박대했다.

버키를 만난건 14살때. 부모를 잃고 늦은 나이에 고아원에 입성한 스티브는 그 근처의 골목 대장 버키 반즈를 만났다. 고아 이긴 매 한가지 이나 버키는 빛이났다. 혼자서 벌어 먹으며 모아둔 돈도 꽤 되어서 어린 스티브는 그가 사주는걸 맛있게 받아 먹었다. 혼자여도 당당한 버키 반즈는 곧 스티브의 우상이 되었고 그의 안에 잠들어있던 정의감과 의협심을 끌어내었다. 아버지에게 맞던 순간에도 저를 지키기 위해 굴하지 않던 엄마를 기억해낸 것과 버키 반즈의 당당함은 소년시절 스티브의 양분이 되었다.

스무살이 되고 캡틴이 되면서 제일 처음 잃은 동료가 버키였다. 하얀 설원 밑으로 점이 되어 사라지는걸 보면서도 스티브는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자신이 한심해 미칠지경이었다. 그를 위해 울음으로 애도할수도 취해서 주정할수도 없었다. 슈퍼솔져 세럼의 부작용이란 정말이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슈퍼솔져가 되지 않았어야 했을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