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님* 2013. 8. 25. 23:55

그 시각 필리와 보푸르는 마악 다가온 현자타임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어. 아 씨발 내가 저 아저씨한테 왜;; 워메 시부럴 내가 저 꼬맹이한테 무슨짓을;; 보푸르는 자기 손에 묻은 필리의 정/액을 빗물에 닦아내고는 돌아와 불 옆에 앉았어. 필리는 다시 벽을 보며 모포로 몸을 더더욱 감싼 채 였음. 장작 위에 수프는 보글보글 끓는데 누구 하나 먼저 어서 먹자는 얘기를 하지 못했음. 보푸르는 축축하게 젖은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며 속을 가다듬었음. 거의 쫄아가는 수프를 보고서야 뭘 해야 했었는지 생각난거야. 두 사람은 어렵게 겸상을 한 채로 수프를 떠먹었음. 그렇게 어색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보푸르의 촉에 굉장히 거슬리는 무언가가 있었어. 그리고 그것을 필리에게 알리기도 전에 거대한 총소리가 귓가에 울렸어.


소린은 하루 종일 죽은사람 처럼 침대에 누워있다가 스란두일의 퇴근시간이 다가올때가 되어서야 몸을 일으켜. 욕실에 들어가서 온갖 입욕제를 써가며 공을 들여서 샤워를 해. 성333기주변을 집중적으로 씻고 혹여 스란두일이 불쾌해 할 까봐 음44모를 매일 제모했어. 가슴털이나 수염같은건 오메가가 되고나서부터는 호르몬의 영향인지 잘 자라지 않았지만 매일매일 강박증이 있는 사람처럼 제거를 했어. 매일 밤, 깨끗한 모습으로 침대위에 앉아 스란두일이 퇴근하는걸 기다렸어. 스란두일은 오히려 그런 소린의 모습에 기겁을 했어. 대체 왜 이러는거냐며 달래보기도 했지만 전혀 말을 듣지 않았어. 오히려 웃으며 "인터넷에 검색 해보니까 요새 여자들은 다들 이러고 다닌다던데요. 제가 여자가 아니라 불편하시겠지만 지금은 부디 이것으로 만족해 주세요 주인님." 라 말을 하고 있었어. 스란두일은 진심으로 얼마전의 자신을 때려죽이고 싶어졌어. 그 날을 기점으로 소린은 어딘가 퓨즈가 나가버린것만 같았으니까. 그간 있었던 일들로 짓눌려진 마음이 그의 한마디로 터져버린거야. 그래서 스란두일에게서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예쁨받기 위해서 남창이든 창녀든 그들의 수단을 가리지 않고 찾아내서 익히고 있었어. 그 예쁨받아야 한다는 것이 소린에게 너무 커져버린 나머지 나머지것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어버렸어. 무언가 지켜야 되는건데 그 무언가가 점점 기억나질 않는거야. 사정이 이렇다보니 킬리도 오지 못하게 했어. 오만하고 거만했던 스란두일은 매일을 예쁘게 앉아있는 소린의 앞에 생애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었어. 물론 먹히진 않았지만. 오늘도 소린은 몇시간에 걸쳐 몸을 씻고 나와 침대 위에 앉아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어. 그런데 스란두일이 오지 않자 불안함에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어. 두려움에 씹었던 손톱이 뜯겨졌어. 손이 피로 엉망이 되었을때가 되어서야 물어뜯는것을 멈췄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시계를 봤을때의 시각은 새벽 세시. 소린은 자신이 스란두일에게 버림받았다고 착각하고 말았어.


레골라스는 며칠전부터 이 방 안에서 나는 달콤한 향기를 느꼈어. 킬리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단걸 먹었나봗 ㅎㅎ 싶었는데 오늘은 그 향이 더 진해졌어. 완전 단거 먹었나보네 ㅎㅎ 하면서 넘어가려고 하는데 킬리를 보니 가슴이 또 두근거리는거야. 멍청한 알파 레골라스는 킬리가 오메가라는걸 전혀 모르고 있었고 지금 힛싸기간인데 억제제로 억누르고 있다는건 더더욱 모르고 있었어. 억제제를 먹었다 해도 은은하게 나는 페로몬 향까지는 감출수가 없었던거지.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킬리는 얼굴이 잔뜩 부루퉁해 진 채로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었어. 분명 스란두일이 형의 위치를 대강 포착했다고 했단말야. 오늘 얘기해 준 댔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어. 개놈자식이라면서 욕을 하고 있는데 가만히 킬리를 바라보던 레골라스가 슬쩍 물었어. "킬리. 단거 먹었어요?" "안먹었어. 나 단거 안좋아해." "진짜요? 정말 안먹었어요?" "응. 그런데 그걸 왜 물어?" "킬리한테 좋은냄새가 나서요." 킬리는 순간 몸이 굳었어. 레골라스는 단지 손에 턱을 괴고 웃으며 정말 기분좋다는 표정으로 말을 하고 있는데 혹시 자기가 오메가란걸 알아버렸나 싶어 두려웠던거. 순간 굳은 킬리를 보며 자기가 뭔가 말실수를 한 것 같아서 울상을 지으며 사과했어.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미안하다고. 킬리는 그걸 보고 괜한 의심을 했나 싶어 긴장을 슬쩍 풀었음. 그리고는 다시 핸드폰을 쳐다봤지만 정말이지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어. 그때에 스란두일은 경비업체로 직접 가서 실황 보고를 듣고 있었어. 25시간을 넘기는 긴 총격전은 다수의 사망자를 내며 미션 실패로 끝이 났어. 스란두일은 잡고있던 헤드셋을 놓쳤어. 손이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있었고 몸은 두려움으로 떨리고 있었어. 필리와 보푸르의 신병이 정부측으로 넘어간 이상 진 패를 들고있는거나 마찬가지였어. 스란두일은 신경질적으로 헤드셋 집어던져 박살냈어. 물건의 파열음이 고요한 공간안에 쨍하게 울렸고, 분노를 분출한 후 잠시 머리가 식자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소린이 생각났어. 그리고 그 소린의 상태와 지금 어떤 상태일지가 예상이 되어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말았어. "큰일났..다 소린.. 어쩌면 좋지." 스란두일은 아직도 축축하게 젖어있는 손을 들어 머리를 감싸쥐고 말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