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님* 2013. 8. 25. 23:48

소린은 좋은 오빠였고 좋은 삼촌이었음. 어린 필리와 킬리에게 소린은 한없이 닮고싶은 존재였고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었음. 따지고보면 철이 덜들어 애들이랑 수준이 맞았기 때문이었지만.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한 덕에 쫒겨난 디스를 말없이 챙겨줬고 후에 남편을 잃고 힘들어하는걸 따뜻하게 보듬어주었음. 아이들이 태어날때부터 곁에서 지켜봤고 그런 소린이 아빠자리를 대신 해 주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소린을 따랐음.

소린은 자신에게 가정이 생긴다는걸 참을수 없어했음. 가장이 된다는게 너무나 끔찍했고 자기를 닮은 자식이 생긴다는걸 받아들이지 못했음. 필리와 킬리에게 아빠노릇을 해주고는 있지만 그 애들은 어디까지나 조카이고 엄마도 멀쩡히 살아있기 때문에 자기가 책임질 필요가 없잖아. 그냥 철이 덜든거ㅇㅇ.

그랬던 소린에게 병들고 늙은 아버지, 어린 조카들과 엄청난 빚을 떠안게 된다는, 가장이 된다는 사실은 엄청난 스트레스였음. 처음 얼마간은 정말 손도 못쓰고 안절부절 못했었음. 보고있던 필리와 킬리가 스스로 나가서 돈을 벌어오기 전 까지는. 곱게 자란데다 자존심까지 센 소린은 자신이 이런 밑바닥 생활을 견디지 못할줄 알았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어느새 풍족했던 생활은 잊혀져갔고 사람들에게 허리를 숙이는게 익숙해져버렸음.


소린은 스란두일의 밑에서 허덕이며 지난 일들을 생각해봤어. 그동안 자길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여인들, 호기심에 딱 한번 안아봤던 이름 모를 오메가 남창, 맛있었던 간식들. 이런 생각이라도 안하면 정신이 나가버릴거 같아서 계속 딴생각을 했음. 조카들을 집에 보내고 왔던 날. 스란두일은 앞으로 계속 널 안을거라 명했음. 이번엔 무슨 생각을 해볼까 하다가 눈 앞에 불이 번쩍 했음. 따악 소리가 나며 고개가 돌아갔는데 입 안에서 피맛이 나. 스란두일은 한참 뺨을 때린 자세 그대로 있었음.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 갑작스레 때렸나봄. "아, 놀래라." 천천히 손을 내리며 아픈 뺨을 감싸쥔 소린의 머리를 쓰다듬었음. "그러게 누가 딴생각하래." 그 손길은 마치 아끼는 애완견을 쓰다듬는 듯 했음. 소린이 천천히 눈을 돌려 스란두일을 쳐다봤고 스란두일은 싱긋 웃어줬음. "다른 생각 하지 마, 소린. 나한테 집중해 줘." 얼굴을 감싸쥔 손을 밀어내고 키스를 했음. 피 맛이 나는 키스. 스란두일은 키스를 하며 아직 단단하게 닫혀있는 소린의 입구를 지분거렸음. 입구 안쪽으로 손가락이 쿨쩍거리며 들어갔고 능숙한 애무에 소린의 몸이 살살 녹아갔음.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니 기분나쁜 쾌감이 몸을 잠식했고 알파에게 범해진다는 불쾌감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음. 아직 달 초라 힛싸가 오려면 한참이나 멀었지만 스란두일은 참지 못했음. 어느정도 넓어진 ㄱㅁ안으로 ㄱㄷ가 들어갔고 천천히 ㅈ 전체가 ㄱㅁ안으로 들어갔음. ㄱㅁ안이 가득 메워진 이물감에 소린은 헛구역질을 했음.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자 ㅈ이 메워졌다 빠져나갔다를 반복했음. 스란두일은 소린이 느끼기를 바라면서 여기저기를 찔러봤지만 소린은 내내 고통만 호소했음. 그 탓인지 소린의 안은 누구보다 뜨겁게 조였고 스란두일은 매우 만족해 했음. 온 얼굴이 쾌감으로 가득했고 열심히 허리를 털었음. 소린은 다리를 활짝 벌린 채 스란두일에게 속절없이 흔들렸음. 고통으로 얼룩진 얼굴은 한껏 일그러졌고 우는 소리를 내며 시트를 꽉 그러쥐었음. 쩌걱쩌걱 하며 음란한 소리가 온 방을 울렸고 절정이 다가온 스란두일은 소린의 목을 꽉 물었음. 뒤가 뚫린 고통이 심해 목이 뜯긴 통증은 따뜻한 액체가 몸 속이 퍼진 후에야 겨우 느낄수 있었음. 빨갛게 질린 소린은 바들바들 떨었고 스란두일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소린의 몸 곳곳에 키스를 남겼음. 끌어안고 그대로 자려고 누웠는데 한참 숨을 고르던 소린이 겨우 몸을 일으켜 휴지로 대충 뒷처리를 하고 옷을 주섬주섬 입었음. "그 몸으로 어딜가는건가?" "외박..하면 안돼.." "그 나이 먹고? 조카들도 그렇게 어린애들 아니지 않나?" "아버지.. 편찮으셔서.." 소린은 한숨처럼 중얼거리며 옷을 입었음. 비틀거리며 방 밖을 빠져나가는 소린의 뒷모습을 보며 스란두일은 입술을 깨물었음. 


소린이 아버지를 원망했던 날, 스라인은 그날 이후부터 밤이면 밖에서 쪼그리며 아들을 기다렸어. 아무리 필리와 킬리 소린이 말려도 고집을 꺾지 않았음. 그런 할아버지가 걱정되서 필리와 킬리가 교대로 곁에 쪼그리고 앉아 같이 소린을 기다렸음. 날이 추워지자 몸이 약해진 스라인은 앓아누웠음. 몇날며칠을 끙끙 앓았기에 소린은 스란두일에게 겁탈당한 몸을 추스리지도 못하고 집에 돌아왔어. 소린은 비틀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스라인이 밖에 나가겠다고 징징 짜고있었고 필리와 킬리는 쩔쩔매고 있었음. "아버지 저 왔어요." 소린의 목소리를 듣자 스라인은 거짓말처럼 얌전해졌고 한번 씨익 웃더니 눈을 감고 잠들어버렸음. 필리와 킬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삼촌을 바라봤다가 깜짝놀랐어. 소린의 볼이 새빨갛게 퉁퉁 부어 있었음. 누구에게 맞았냐고 펄펄 뛰는 어린 조카들에게 그저 별일 아니니 괜찮다고 진정시켰어. 할아버지를 보살피느라 고생했던 조카들을 재우고 화장실에 들어갔음. 관계가 끝나고나서 바로 집을 나온 덕에 배가 아파왔어. 더 늦기 전에 바지를 벗어 뒷처리를 하고 몸 구석구석 씻었음. 온 몸에 스란두일의 향취가 남아있었어. 얼른 씻어내지 않으면 온 몸을 먹혀버릴것만 같았어. 세면대에 물을 잔뜩 받아놓고 결벽증 환자마냥 닦은데를 또 닦고 계속 닦았음. 어느정도 향이 가시자 대충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고 거울을 봤음. 목에 잇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어. 소린은 그 잇자국을 쥐어뜯듯이 문질렀음. 피 멍이 들 정도로 깊게 파여있었어. 물로 씻어도 사라지지 않는 흔적을 보고 고개를 푹 떨궜음. 아이들은 빛이 새어나가는 화장실쪽에서 등을 돌린 채 자고 있어서 소린의 목을 볼 수가 없었음. 그걸 다행이라 생각하며 피곤한 몸을 뉘었음.


필리와 킬리는 화장실에서 거칠게 씻어대는 삼촌을 매일밤 보면서 무슨 일이 생긴게 틀림 없다고 눈치를 채고 있었어. 눈새 소린은 자기만 아무말 안하면 아무도 모를거라 생각했지만 그의 이러한 행동들은 그가 전혀 괜찮지 않다는걸 광고해주는 꼴이 됐음. 하지만 둘은 물어보지 않았어. 삼촌이 직접 말을 해 줄 때를 기다리고 있었음.

아침이 되면 필리는 조용히 학교를 갔고 킬리는 집 근처 도서관을 갔음. 평소 읽고 싶었던 책들을 끄적이다가 공용컴퓨터에 앉아 인터넷을 하고 있었음. 기사를 보던 킬리의 눈에 보인것은 기사 구석에 아주 조그마한 만남 사이트의 광고. 그 나잇대 사내아이들의 이야기주제로 많이 떠오른 사이트였어. 겉으론 평범한 만남 사이트를 가장하지만 내부에서는 돈으로 몸을 팔고 사고 하는 더러운 사이트. 킬리는 전날 밤 퉁퉁 부어있던 삼촌의 뺨을 생각했어. 침을 꿀꺽 삼키며 그 사이트를 클릭했고, 가입했음. 자신이 오메가라는건 밝히지 않은 채 급하게 폰으로 사진을 찍어 한장 올렸고 여러명의 남자 혹은 여자가 조건을 제시했어. 그 중 가장 큰 액수를 제시한 사람과 컨텍을 했고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음.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킬리는 얼떨떨했어. 몸을 팔려했던 자신을 크게 꾸중했던 삼촌과 ㄱㄱ당할뻔한 자신을 구해준 형 필리를 생각해서 이러면 안된다는걸 알고있는데, 킬리 자신은 이제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 아르바이트도 못하고 직업도 제대로 가질수가 없어. 오메가가 할수 있는거라곤 이렇게 몸을 파는거란걸 알고있었기에, 킬리는 자기가 할 수 있는걸 하고 싶었음. 기왕이면 돈도 벌고 말야.


다음날이 되고 킬리는 매우 긴장한 채로 약속장소로 향했음. 가는 내내 이게 잘 하는 짓일까 삼촌과 형에게 못할 짓을 하는게 아닐까 번뇌에 휩싸였어. 약속장소에 다다르자 번뇌는 겉잡을수 없이 커졌고 이리저리 갈팡질팡하다 만나기로 한 건물에 서 있는 사람을 보게 되었음. 아마 만나자고 약속했던 사람인거같아. 킬리는 혹시 뒷일이 생길지 몰라서 전화번호를 주지 않았어. 그저 인상착의와 의상포인트 몇개 정도로 서로를 확인할 수 있게 했음. 남자는 키가 컸어. 예쁜 금발에 파란 눈이 인상적이었고 새까맣고 긴 롱 코트에 빨간 가디건을 목에 두르고 있었음. 킬리는 저 사람일 거라고 확신했어. 조금 전 까지 도망가고 싶었던 주제에 발걸음은 천천히 그 사람에게 향했음. 의외로 생긴게 괜찮아서 킬리도 조금이나마 마음이 동해버렸어. 킬리가 그 사람 앞 까지 갔는데도 그 사람은 킬리의 존재를 모르는 듯 눈길한번 주지 않았고 앞에서 알짱대던 킬리는 답답해서 결국 육성으로 부르고 말았음. "저..안녕하세요. 저 쪽지주셨던 분이신거 같은데 제 얼굴 아시죠?" "네? 저에게 말씀하시는거예요?" "네. 여기 댁 말고 누가 있어요?" 킬리는 씨익 웃어보였고 당황하던 남자도 킬리의 환한 미소를 보고 덩달아 웃어보였음. 하지만 남자의 표정은 존나 ???????의 연속.. "왜 그.. 오늘 하룻동안 놀아달라 하셨잖아요. 한번 세.. 놀때마다 10달러.." "아..그랬던가요?" 금발의 눈이 예쁜 남자는 싱긋 웃으며 킬리의 손을 이끌고 막 발렛파킹을 마쳤던 자신의 차에 올라탔음.


필리는 동생을 ㄱ간하려했던 놈들과 같이 봉사활동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매우 좆같았음. 면상만 봐도 역겨워 죽겠는데 왜 이놈들이랑 같이 붙어서 이런 일을 해야 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닥쳐 였음. 그놈들은 빙글빙글 돌려서 필리와 킬리를 까기도 했지만 이미 한번 거하게 얻어터졌던 터라 필리를 함부로 대하지는 못했어. 필리는 정학기간 내내 봉사활동이 끝난 나머지 시간동안 컴퓨터 앞에 죽치고 앉아 정보를 서치했어. 오메가를 베타로 만들어주는 약이 있었다고. 어릴때 얼핏 들었던 그 정보를 바탕으로 서치를 해봤지만 너무 오래된 얘기라 걸리는게 없었어. 필리는 킬리가 오메가라는 소리를 들었을때 그게 뭐 어때서? 이런 생각을 했었어. 세상에 대해 무지하기도 했고 그만큼 사회가 오메가나 알파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임. 당사자인 킬리또한 오메가인데 뭐 어때서? 라며 천둥벌거숭이 짓을 계속 하고 다녔지. 킬리는 집안이 잘못되기 전 까지 억제제를 꼬박 먹어왔기 때문에 히트사이클이란걸 겪어본적이 없었어. 하지만 두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사라지고 억제제도 먹지 못한 채 심적으로 불안한 가운데 맞이한 히트사이클은 킬리가 죽고싶어했을 정도로 끔찍한 경험이었음. 그 이후로 끈풀린 비글같던 킬리는 조금-아주 조금이지만-얌전해졌고 필리는 제 동생이 오메가란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건지 그때서야 알게되었음.

정학기간 내내 그 정보를 찾아 헤맸지만 소득이 전혀 없어 이제 포기하려던 찰나 한줄기 빛처럼 걸려든 기사가 하나 있었어. 15년은 족히 넘은 당시의 사건을 회고한 기사. 필리가 그렇게 찾아다녔던 약을 개발한 개발자[오인]의 피살당시 상황과 담당형사[보푸르]의 이야기였음.


겨울이지만 햇빛은 제법 따가웠고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입김을 내 뿜으면서도 땀을 흘렸음. 소린은 문득 헛구역질을 했어. 피로감이 몰려오면서 속이 좋지 않았어. 낮에 먹은 점심이 좋지 않았던가 싶었지만 같이 식사를 한 사람들은 모두 멀쩡해보여 자기만 체한건가 싶었지. 잠시 멈춰서서 땀을 닦아내다 갑자기 속에서 올라오는 바람에 화장실로 뛰쳐갔음. 먹은걸 전부 게워내고나서도 시큼한 물이 올라와 그것마저 게워냈어. 비틀대며 화장실에서 나오자 문 앞에는 드왈린이 서 있었음. 그의 손엔 소화제와 물이 들려있었고 소린은 얼떨떨한 상태에서 그걸 받아들었음. "세상에서 자네 혼자만 불행한건 아냐." 소린은 약을 받아먹고 눈을 깜빡이며 드왈린을 응시했음. 드왈린은 팔짱을 끼며 한숨을 푹 쉬었어. "난 이곳에서 온갖 인간군상을 봐왔네. 자네같은 사람만 수십명을 봤단말야. 개중엔 잘되서 나가는 사람도 있었고, 내가 직접 시체를 치워야 했던 자들도 있었어. 난 내 손으로 자네 시체를 치우고 싶지 않아. 내가 자네에게 충고할 만한 관계가 아닌건 알지만 얼굴이 너무 딱해보여서 하는 소리일세." 소린은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은것만 같아. 이사람 앞에서 치부가 까발려지게 된 날 처럼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버렸음. 우는것도 웃는것도 아닌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우물우물 하다 고개만 꾸벅 숙였음. 드왈린은 두꺼운 주먹으로 소린의 어깨를 툭 치고 큰 소리로 다른 사람들에게 오더를 내리며 소린을 지나쳤음. 눈물이 한방울 툭 떨어졌지만 이내 닦아내고는 드왈린의 뒤를 쫒았어.